<> 외교

90년대 냉전체제의 붕괴 이후 한.소,한.중 국교 정상화가 이루어진 반면,
중.러와 북한과의 관계는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급격히 악화되었다.

이러한 대외환경의 변화로 말미암아 북한은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개선을
통하여 외교적 고립의 탈피는 물론 경제난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정치.사회

현재 김정일은 공식적으로 주석직과 총비서직을 승계하지 않고 있으나
당.정.군의 장악 등 대내 통제력은 어느 정도 확고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권의 안정에도 불구하고 남한과의 대화.협력 및 본격적 대외개방 등의
정책을 둘러싼 지배계층간의 노선 차이, 경제난으로 인한 물질주의의 태종,
엘리트 계층의 남한으로의 망명 증가 등 사회 이완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를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체제동요 가능성의 조짐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나 본격적인 북한체제 붕괴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 경제

<>무역기반붕괴 =북.러 경제관계는 러시아의 체제전환과 경제적 위축,
북.러 외교관계의 악화를 계기로 91년을 기점으로 최근까지 급격하게 쇠퇴,
북한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년 57.5%에서 94년 6.6%로 급감했다.

또 90년대 북한의 최대 무역상대국으로 등장한 중국과의 무역도 감소
추세에 있다.

<>외국투자유치부진 =북한의 경제난의 해결을 위하여 나진.선봉 자유경제
무역지대를 설치하는 등 해외투자 유치에 노력하고 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은 투자부진의 이유를 미국의 경제제재조치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정치적 리스크, 열악한 사회간접자본시설 등으로 인하여 서방권 기업들은
아직 관심.조사 차원으로 머무르고 있다.

91년 12월 자유경제무역지대 설치 이후 95년11월까지 북한은 약 2억달러의
투자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 투자된 금액은 2천만달러에 불과한 실정이다.

<>식량난 =현재 북한은 심각한 실량난을 겪고 있으며, 북한의 과거 관행
으로 볼 때 이례적으로 식량난을 인정하며 국제사회에 원조를 호소하고
있다.

96년 5월 FAO/WFP는 비식용 수요의 감축 및 해외곡물지원을 감안한 부족량
을 1백3.7만t으로 발표하였으며, 해외지원을 감안한 정부의 부족량 추정은
1백12만t(해외지원 등을 감안하지 않은 본래 추정은 FAO/WFP는 1백91.1만t,
우리 정부의 추정은 2백33만t)에 달한다.

북한은 이미 92~93년은 1백만t, 94~95년은 2백만t 정도의 식량부족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러한 북한은 부족량을 강제절약, 비축곡물의
이용, 해외수입 등을 통하여 해결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아직 수요감축의 여지가 있고 비축곡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으며
밝혀지지 않은 원조를 감안하면 부족량의 규모는 더욱 작아질 것이므로
외부지원이 없는 경우 수백만명의 아사 위험 및 나아가 체제붕괴의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한 것으로 여겨진다.

<>에너지난 =89년 대비 94년 에너지 공급은 약 28% 감소하였으며 이중
82.6%는 석탄공급의 감소, 15.0%는 석유도입의 감소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바 이는 모두 구조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석탄공급의 감소는 특히 발전량의 감소를 야기함으로써 산업 수송 민생등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석유수입의 감소는 특히 석유소비의
70%를 점유하는 수송부문에 심각한 애로를 유발하고 있다.

한편 북한에는 96년부터 경수로 완성 시점까지 매년 50만t의 발전용
중유가 공급될 예정으로 있는바 발전용 중유 투입량이 89년에는 23만2천t,
94년에는 14만4천t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에너지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외화난 =북한의 외채는 70년대 이후 계속 누적되어 95년 현재 1백16억
달러로서 북한 GNP의 50%를 초과하는 과중한 것이며 이에 따라 현재 북한의
신용도는 세계 최하위 수준으로 더 이상의 해외차관 도입은 어려운 상황
이다.

수출은 외화획득의 가장 기본적인 방안이나 90년대 이후 크게 감소하고
있는 바 이는 북한경제의 생산력 약화및 북한상품의 경쟁력 결여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것으로서 단기간 내에 쉽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최근 무역제일주의를 내세우고 있으나 95년 상반기 동안 주요 5개국(중국
일본 러시아 홍콩 독일)에 대한 수출은 오히려 24% 감소함으로써 무역적자는
95년 상반기에만 약 1억8천만달러에 달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