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가 프랑스에 유리벌브 공장을 짓기로 한 것은 유럽시장을 겨냥해
이 지역 컬러TV 생산체제의 수직계열화를 완결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리벌브 공장을 건설함으로써 브라운관(프랑스 롱위)과 편향코일 등
전기부품(폴란드)과 함께 컬러TV의 핵심 부품을 모두 현지에서 생산하는
일관생산체제를 만들겠다는 것.

대우가 이처럼 수직계열화에 나선 것은 유럽시장 공략 전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우는 지난해 폴란드에 연산 60만대 규모의 컬러TV공장을 건설해
유럽지역의 컬러TV 생산규모를 연간 1백60만대(프랑스 80만대.루마니아
20만대)로 확대했다.

"유럽은 저가제품보다는 고급제품이 많이 팔리는 시장 구조를 갖고
있어 제품 고급화를 이룬 국내업체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순훈 대우전자 회장)는 게 생산확대의 배경이다.

대우의 이같은 공격적인 유럽 시장공략 전략을 뒷받침 하는 게 바로
현지 생산체제의 완전 현지화다.

"한국의 인건비와 운송비용을 감안할 때 현지 생산으로 얻을 수 있는
비용절감 효과는 매우 크다.

줄어든 원가 부담은 가격 경쟁력 제고와 곧바로 연결된다"(배회장)는
것.

대우가 추진하고 있는 톰슨 멀티미디어사 인수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다.

현지생산체제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서 한편으로는 첨단 가전업체를
인수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우의 이같은 전략은 삼성 LG등 다른 종합가전업체들이 멕시코 중국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직일관생산체제와도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물론 개발과 생산의 완전 현지화가 시장 점유율 제고로 바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엔 제품 경쟁력이 결정할 문제"(배회장)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우가 유리벌브 생산공장을 건설키로 했다는 것은 보다 적극적인
대유럽시장 공략 전략이 가시화됐다는 것을 뜻하는 것도 사실이다.

대우의 유럽행보가 주목되는 것도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