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미시건주 오클랜드힐스GC 버밍햄 = 김흥구 기자 ]]

첫 라운드의 날씨는 화창했다.

전날까지 계속된 폭우로 긴급보수작업까지 벌여야 했던 코스는
오랫만에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급속히 정상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코스컨디션자체는 선수들의 발목을 부여잡았다.

드라이버샷은 꽂히듯 떨어지며 바로 정지해 버렸고 축축한 러프는
볼을 감싸안았다.

그렇게 치다가 그린을 향해 볼을 쏘면 상황이 달라졌다.

그린의 건조속도는 훨씬 빠르게 마련으로 볼은 거의 정상적으로
튀고 굴렀다.

이곳시간 13일 오클랜드 힐스GC (파70, 6,974야드)에서 벌어진 제96회
US오픈 (US오픈은 연도와 횟수가 같다) 1라운드 경기는 스코어분포가 아주
집약적으로 돼있는 양상.

코스가 워낙 어려우니 뛰쳐나간 선수 없이 대개가 다 그만그만하게
쳤다는 얘기다.

공동선두는 91년 챔피언인 페인 스튜어트 (39, 미국)와 우디 오스틴
(32, 미국) .

이들의 스코어는 3언더파 67타로 스튜어트는 이날의 개인 최다버디인
7개를 잡고 더블보기 1개와 보기 2개를 기록했다.

또 94년 Q스쿨 수석졸업자로 이번대회에 첫 출전한 오스틴은 버디만
3개였다.

선두와 4타차에 불과한 1오버파 71타 (공동 24위)까지는 총 156명의
참가선수중 4분의 1이 넘는 무려 42명의 선수가 늘어섰다.

92년우승자 리 잰슨과 존 모스 (미국)가 2언더파 68타로 공동 3위이고
공동 13위그룹 (이븐파 70타)에는 톰 왓슨, 콜린 몽고매리 (영국) 등
낮익은 이름들이 포진하며 "첫날 결과"에 만족한 표정들이다.

2주전에 9년만의 미 투어 우승을 차지한 톰 왓슨은 이날 버디2에
더블보기 1개였다.

왓슨은 5번홀 (파4,455야드)에서 3온후 4.5m거리에서 3퍼트, 여전한
쇼트퍼트 불안을 보였으나 18번홀에서 비슷한 거리의 버디퍼트를 넣으며
그의 말대로 "저녁식사 입맛"을 좋게 했다.

<>올 매스터즈 우승자 닉 팔도(영국)는 나름대로 "인내심의 골프"를
쳤다.

18홀동안 버디가 하나도 없었으나 꾹꾹 참으며 보기 2개로 막아
2오버파 72타의 공동 13위.

"나중의 빅 러시를 위해 버디를 아꼈다"는 농담이 그의 코멘트.

하긴 매스터즈 역전승의 자신감이 여전할 것이다.

<>그레그 노먼 (호주)은 컨디션이 최악.

그는 알레르기로 인해 대회전날엔 오후 2시반까지 침대에 누워 있었고
연습라운드도 단 한번 밖에 못했다.

이날 스코어는 3오버파 73타 (공동 65위)로 "떨어지는 퍼트"가 없었다.

"원퍼트가 단 하나였다.

연습라운드가 적으니 그린 스피드를 읽을 수 없었다.

그러나 US오픈은 3오버파를 쳐도 우승이 가능하다.

참아야 한다"

<>존 데일리는 파3를 제외한 거의 전홀에서 "제로 아이언"으로 티샷했다.

"0번아이언"은 로프트가 12도 (1번아이언은 보통 17도)로 아마들의
드라이버와 비슷한 각도.

그 덕인지 데일리는 꾸준히 스코어를 관리, 15번홀까지 버디2, 보기2로
이븐파로 유지했으나 결국 마음이 급했는지 16, 17번홀 연속 보기로
2오버파 72타로 마쳤다.

<>지난해 챔피언 코리 페이빈은 오버파 73타였고 지난주 뷰익클래식
우승자 어니 엘스는 2오버파 72타였다.

<> 이날 필드의 평균 스코어는 3오버파가 훨씬 넘는 73.588타.

이글이 6개에 버디는 총 327개였고 보기는 그 배가 넘는 698개.

더블보기가 83개이고 그이상이 10개였다.

파는 1,666개.

2오버파 정도를 쳐도 웃으며 호텔로 돌아갈수 있는 상황으로 스코어
집중 현상과 함께 커트오프 (공동 6위까지 또는 선두와 10타차 이내)
통과 경쟁이 극히 치열할듯.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