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이봉구특파원]

영국 베어링과 일본 다이와은행에 이어 일본굴지의 스미토모상사가 대형
금융사고를 일으켜 전세계에 또다시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스미토모상사는 14일 이 회사의 하마나카 야스오 비철금속부장이 국제
원자재시장에서 회사의 승인도 받지 않고 임의로 구리선물거래를 하다 지나
10년간 총 18억달러(약 1조4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이 손실액은 90년대들어 발생한 기업의 파생상품투자와 관련한 금융사고중
가장 큰 규모이다.

이에앞서 작년 7월 다이와은행은 미채권투자실패로 11억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작년초에는 베어링은행이 주가지수선물거래에서 14억달러의 손실을
본후 파산했다.

아키야마 도미이치 스미토모상사 사장은 이날 하마나카가 장부외로 구리를
거래, 회사자체의 감독망을 피해 왔다고 밝혔다.

스미토모상사는 이번 손실에도 불구, 회사의 재정상태에 치명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손실액규모가 95년 순익의 10배나 되는 것이어서
회사경영에 상당기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사건에 따라 스미토모상사주식은 이날 도쿄증시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한편, 세계최대구리거래업체인 스미토모의 거액손실사고가 알려지자
국제구리가격(3개월물)은 런던금속거래소(LME)의 시간외거래에서 전날보다
3백달러(13.7%)이상 폭락한 t당 1천8백60달러에 거래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