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들어 첫 핵실험을 실시했다.

통산으로는 44번째이다.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 (CTBT)의 협의가 제네바에서 재개되어 조기타결의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던 때라 국제사회의 비판은 따갑다.

중국의 명분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중국은 지금 핵공격의 위협에 놓여있다"

"미국의 핵우산에 들어있는 일본과는 입장이 다르다"

"미국이나 러시아에 비하면 중국의 핵실험 회수는 압도적으로 적다"
등등.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중국측의 변명일 뿐이다.

국제사회는 지금 진지하게 핵군축, 핵실험금지를 위해 한창 협의하고
있는 중이다.

즉각적으로, 전면적으로 핵무기를 폐기하기는 어렵지만 가능한것부터
한발짝씩 실현시켜 나가려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미국 러시아에 힘으로 대항하기 위한 핵개발을, 중국에
인정하게 되면 그야말로 아무것도 안된다.

뿐만 아니라 핵을 가지고 싶어하는 비핵보유국을 자극, 너도 나도
핵개발을 하겠다고 할때 말릴수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까지 지켜온 핵불확산의 체제는 어이없이 무너지게
되고 만다.

중국은 미국과 "핵 선제 불사용의 협정"을 체결하려고 했지만,
미국측이 거부했다고 말하고 있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미국측에도 문제가 있다.

CTBT교섭의 장에서 중국은 지금까지 평화목적 핵실험 (PNE)은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해와, 조기타결의 걸림돌이 돼왔다.

그런데 6일 이주장을 철회, 조약체결후의 검토과제로 하는 양보안을
제시했다.

그런 직후에 핵실험을 한 중국측의 처사는 실로 유감이 아닐수 없다.

이순신 <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