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가지않고 무인점포에 앉아서도 대출받는다"

컴퓨터를 통해 현실세계를 가상적으로 체험하는 시스템의 개발이
확대되면서 은행업무도 "가상현실"을 활용해 처리하는 시대가 열렸다.

주택은행은 지난 8일부터 서울 강남전철역 자동화점에 화상업무처리시스템
(다이렉트뱅킹 시스템)을 적용한 "화상무인코너"를 설치했다.

화상무인코너는 차세대 은행영업방식의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버추얼뱅킹(가상은행)의 한 형태.

선진국에선 미국 헌팅턴은행이 세계최초로 개발, 금융권의 큰 반향을
일으킨 시스템으로 일본등지로도 확산되고 있다 고객은 이 코너에 설치된
화상업무처리시스템을 이용해 본점 전산부내의 화상무인코너 관리팀인
콜센터의 은행직원과 화면을 통해 대화한다.

예.적금을 새로 개설하는 것에서부터 대출신청까지 대부분의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테면 컴퓨터 단말기안에 은행점포 하나가 온전히 들어있는 셈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현금카드를 발급받을 수도 있다.

현금및 수표 입출금, 계좌이체 등도 가능하다.

대출의 경우 예.적금 담보대출은 즉시 이뤄지고 주택자금대출 등은 예약후
이뤄진다.

뿐만아니다.

재테크등 각종 상담서비스도 제공된다.

특히 이 점포는 은행 일반점포가 문을 열기전인 8시부터 문을 닫은 후인
밤10시까지 운영된다.

근무시간중에 은행을 찾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은행영업
시간이 끝난이후에도 은행일을 볼 수 있게 된 셈이다.

화상무인코너에는 화상통신용 단말기만 있는게 아니다.

각종 신청서를 접수키 위한 스캐너, 신규가입확인서 등을 발급하기 위한
프린터, 카드자동발급기 등이 함께 있다.

또 CD ATM 등 일반 자동화기기도 같은 공간안에 위치해 있다.

이들 기기는 화상 음성 문자를 동시 실시간으로 쌍방향 전송처리할 수
있도록 본점의 호스트컴퓨터및 CSU(다중데이터전송장치)에 의해 콜센터와
초고속(484 Kbps)으로 연결돼 있다.

주택은행은 강남역 1곳에 설치돼 있는 화상무인코너를 일정기간동안 시범
운영하고 각 기기의 운영상태를 점검 보완, 올해안에 7개소의 화상무인
코너를 추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이와함께 독립된 무인자동화점포를 대상으로 점차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주택은행의 화상무인코너를 이용, 은행일을 보고자 하는 고객은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내려 법원방향의 5번출구로 나가면 이를 마주할 수 있다.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