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 이대동대문병원 가정의학과 >

수면은 인지와 기억의 기능을 가진 뇌피질이 휴식하는 상태다.

잠이 부족하면 몸이 피곤하고 정신집중이 안되며 마음이 불안해진다.

잠자는 동안에도 뇌파는 움직이고 있으며 수면뇌파는 안구운동속도에 따라
초기의 비급속 안구운동수면(꿈꾸지 않는 잠)과 후반의 급속 안구운동수면
(REM수면, 꿈꾸는 잠)으로 나눠진다.

비급속 안구운동수면은 수면깊이에 따라 4단계로 나눠지는데 1단계는
잠이 시작되는 단계며 점차 수면이 깊어지는데 3~4단계는 서파수면으로
가장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이런 4단계가 끝나면 급속 안구운동수면으로 이어지는데 잠은 깊이
들었지만 뇌파는 깨어있을 때와 같은 상태가 되고 눈알을 주기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며 보통 이때 꿈을 꾼다.

이같은 모든 과정이 대략 90분을 한주기로 반복되며 첫잠이 이런 주기가
가장 길고 깊으며 새벽으로 갈수록 주기도 짧아지고 수면도 얕아진다.

꿈은 매 주기가 끝나 다음 주기로 이행할 때마다 꾸게 되므로 새벽으로
갈수록 많아진다.

따라서 잠자는 동안 보통 4~5회는 깨게 된다.

90분을 주기로 각성상태가 되풀이되기 때문이다.

잠을 잘 잤다는 것은 깊게 깨지 않고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진 경우다.

낮동안 적절히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사람이나 규칙적으로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은 깊게 자게 되므로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잠을 잘수 있다.

하루의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6~8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봄 가을은 밤낮의 길이가 적당해서 수면시간도
알맞고 춥지도 덥지도 않고 수면의 질도 좋다.

문제는 여름과 겨울이다.

여름에는 열대야의 높은 습도와 온도로 수면도 얕고 수면시간도 짧다.

자기 전이나 자는 동안 선풍기나 에어컨을 오래 켜두는 것은 좋지 않다.

가볍게 운동한후 찬물로 자주 샤워하고 얇은 옷을 입고 잠자리에 든다.

겨울철에는 방안공기 전체를 훈훈하게 난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학적으로 3주이상 지속적으로 잠을 제대로 이룰수 없을 때 불면증이라
한다.

불면증의 원인은 관절염 천식 야간무호흡 신체적질병으로 인한 통증 심한
기침 등 신체적 질병으로 올수 있다.

우울증이나 불안신경증 때문에 불면증이 오기도 한다.

이럴 때는 원인질환을 우선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은 특정한 이유없이 불면증이 나타난다.

이를 정신생리적 불면증이라고 하는데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이 나타나고
이것이 잘못된 수면습관을 만들어 스트레스가 사라진 뒤에도 불면증이
계속되는 것이다.

따라서 정신생리적 불면증은 올바른 수면습관을 가짐으로써 해결해야 한다.

다음에는 올바른 수면습관에 대해 알아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