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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시론] 기업과 국제회계기준 .. 양동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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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동표 < 딜로이트&투쉬 파트너 >

    요즘 다국적 기업간의 핫 뉴스는 어카운팅 라운드이다.

    다국적 기업이 다른나라의 자본시장에 가서 회사체를 발행하거나 주식을
    발행하는 일이 점차 빈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자면 해외에서 증권을 발행할때 반드시 함께 따라야 하는 회사의
    재무제표가 어떠한 회계원칙에 따라 작성되어야 하는가가 큰 이슈라는
    얘기다.

    어느 회사가 증권을 발행하면 투자가들은 그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고
    그 회사의 증권에 투자할것인지의 여부를 결정짓게 된다.

    따라서 재무제표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회계원칙에 의해 작성
    되었다면 이를 다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회계원칙에 맞도록 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자본시장에 진출하려는 다국적 기업들은 미국 회계기준
    (U.S.GAAP)에 맞는 재무제표를 작성해 왔다.

    그러나 런던이나 동경 시드니 증시에서까지도 미국 회계기준을 고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미국의 증권감독원(SEC)을 비롯한 세계 주요자본시장국의 증권
    감독당국은 국제증권감독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ecurities
    Commissions : IOSCO)를 설립하고 이 기구는 곧이어 국제회계기준위원회
    (International Accounting Standards Committee : IASC)가 설정하는
    회계원칙을 채택한다고 공표한바 있다.

    또 IASC는 오는 99년까지 15개의 회계기준을 추가로 설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됨으로써 이른바 어카운팅 라운드가 시작된 것이다.

    이처럼 설정된 국제회계기준은 앞으로 뉴욕 런던 동경 홍콩등 세계 주요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모든 다국적기업의 재무제표 작성에 사용하게 된다.

    다국적기업의 국제회계기준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IASC 는 국제증권감독
    기구의 공식적인 지지를 받은 것 이외에도 세계 주요국가의 회계기준 설정
    기관의 책임자를 모두 IASC 이사로 영입했다.

    따라서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카나다 인도 호주의 회계원칙 설정기관
    책임자가 모두 IASC 이사가 되는 셈이다.

    IASC 는 올해 무형자산에 관한 회계원칙을 설정하며 내년에는 재무제표
    보고형태와 공표내용에 관한 원칙등 4건, 1998년에는 연구개발비용에 관한
    원칙등 3건, 그리고 1999년에는 중간결산 보고, 영업권의 회계등 6개 회계
    원칙을 설정할 계획이다.

    이미 작년에 설정된 소득세 비용에 관한 원칙을 포함하여 IASC SMS 1999년
    까지 모두 15개의 주요 회계원칙을 모두 갖추게 되고, 국제증권감독기구는
    이렇게 되면 기업이 어느 한 나라의 회계원칙을 고수할 필요가 없이 IASC의
    회계원칙을 사용하여 재무제표를 작성할 수 있게 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기업활동의 국제화는 이미 국가간의 국경을 낡은 개념으로 바꾸어 놓은지
    오래이다.

    하지만 각국의 법규는 미처 국제화되지 못한 부분이 아직도 많다.

    예를들면 세계 500대 기업중 400여개 기업은 아직도 뉴욕증권시장에
    상장되지 못하고 있다.

    재무제표가 미국회계원칙에 맞도록 작성되어 있지않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 의하면 260개 외국기업의 재무제표를 미국회계원칙에
    맞추어 조정한 결과 87개 회사의 순익이 증가한 반면 176개회사의 순익은
    감소했다고 한다.

    수많은 외국기업이 미국 회계원칙의 사용을 꺼려하는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의 증권감독원(SEC)의 태도로 화제가 되고있다.

    미국기업에게는 U.S.GAAP 을 요구하면서 외국계 기업에게만 IASC원칙을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미국원칙은 버리고 국제원칙을 채택할 것인가
    라는 양자택일을 강요당하는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SEC가 U.S.GAAP 을 버리고 국제원칙을 채택하리라고 전망되지는 않지만
    IASC 원칙과 U.S.GAAP 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
    이다.

    이는 반드시 IASC가 미국회계원칙을 따를 것이라는 것이 아니라 U.S.GAAP이
    현재도 대단히 융통성이 많은 원칙이기 때문에 국제원칙에 맞도록 쉽게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예를들면 미증권감독원은 이미 다음과 같은 회계원칙을 외국계 기업에게
    허용하고 있다.

    즉, 외국 화폐단위를 사용한 재무제표를 허용하며 외환차 득실의 회계도
    미국원칙이나 IASC원칙중 하나를 임의로 사용토록 하고 있다.

    또 기업의 인수합병에 관한 회계와 영업권의 감가상각도 U.S.GAAP이나
    IASC원칙가운데 하나를 기업임의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회계는 기업의 상태를 말해주는 기업의 언어이다.

    기업활동이 국제화하면 국제적인 공통어가 필요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국제증권감독기구와 국제회계원칙 설정위원회가 그 국제화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이제는 전세계 연결재무제표의 작성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임하고 있다.

    기업활동이 세계화되면서 어느 한 부분만을 그려놓은 회사별 재무제표
    보다는 전체를 그려놓은 연결재무제표가 훨씬 의미있다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발전인 것이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세계의 다국적 기업들은 세계회계윈칙에 맞는
    새로운 재무제표의 작성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지금부터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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