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커니 경영강좌] (5) 자동차메이커 .. '풀 시스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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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 미 AT커니사 공동 ]
조민영 < 서울대 조선공학과 졸업
버클리대 기계공학 박사
현 AT커니컨설턴트 >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60년대 새나라자동차 신진자동차 기아산업
하동환자동차 현대자동차 등이 본격 뛰어든 이래 양적으로 급성장해
오늘날에는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이 됐다.
한국 업계는 여기서 한걸음 더나아가 2000년대에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왕국으로 올라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외국자동차의 수입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국내 시장에서 공급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즐기며
마케팅 전략이 따로 필요없는 전형적인 셀러 마켓(Seller"s market)에
익숙해져 왔다.
그러나 이제 내수시장의 불투명, 코앞에 닥친 자동차시장 완전개방, 그리고
수출시장에서의 치열해진 경쟁 등 업계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선더미
처럼 쌓여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자신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있지 못하는것 같다.
설사 느끼고 있더라도 그에 따른 수행과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나아가 적절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이 도요타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목표로
한다면 주요 핵심프로세스를 <>제품개발 <>생산 <>판매 <>애프터서비스등
네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마다 시급한 당면과제를 이해하고 철저한 분석을
거쳐 적절한 대응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첫째 제품개발 단계에서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실질적으로 국내
메이커가 개발하는 제품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선행개발, 제품기획, 설계및 시제품 제조에서부터
본격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했던게 사실이다.
그래서 외국회사들이 이미 개발해 놓은 자동차를 들여온게 보통이었다.
그것도 구형모델을 들여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독자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핵심 설계는 외국인의 손에 맡기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외국회사들의 기존 모델을 들여와 생산하는 경우에는 수출이 허용되는
시장이 제한되는 불이익도 감수해야 했다.
엔진 트랜스미션 등 핵심부품을 외국기술에 의존하면서 세계 6대자동차
메이커라고 떠들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또 부품업체의 수준도 문제다.
선진자동차 회사의 경우 신차개발 단계에서부터 부품업체들과 공동으로
부품을 개발하는 협력체제를 이루고 있다.
독자적인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한 한국 부품업체들에는 아직은 무리한
주문일 것이다.
하나의 모델을 개발하는데 수천억원의 막대한 자본이 투자돼야 하므로
제품개발에 있어 완전한 자립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의 성능 옵션 색상 등에서 예상되는 소비자들의
욕구변화및 선진자동차 회사들의 모델추이를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해야
한다.
둘째 생산단계에서의 문제점은 국내 메이커들이 "풀 시스템(Pull system)"
이 아니라 "푸시 시스템(Push system)"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시장수요를 과학적으로 예측, 시장이 끌어당기는 방향으로 생산계획을
세우는 풀 시스템이 아니라 국내 내수시장및 해외수출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가정하에 생산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푸시 시스템은
기업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과거처럼 자동차 경기가 호황일 때는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으나 소비자의
요구가 까다롭고 국내외 경쟁이 격화된 오늘날에는 부정확한 수요 예측에
따른 특정 모델의 설비과잉및 재고누적등은 큰 문제거리가 된다.
하지만 풀시스템은 구체적인 실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선진기업들이
수요를 예측하는 방법이 한국의 특수상황에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외국의 경우 대다수 소비자들은 차를 한번 구입하면 5년 이상을 사용하는게
보통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3년 정도가 지나면 새차로 바꾸는게 보통이다.
이는 한국차의 품질이 뒤떨어져 오랫동안 무난하게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점이 그 이유일 것이다.
한국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새차를 구입할 때 기존에 쓰던 차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컨대 아반떼를 타던 소비자가 새차를 구입하려고 할때 엑센트를 사는
경우는 드물지만 쏘나타로 한등급 올리는 경우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실 자동차 영업사원들도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 영업을 해야 된다.
이밖에도 여러 독특한 점들이 있기 때문에 국내자동차 회사들은 선진
자동차업체들의 생산 프로세스를 벤치마킹할 때 한국적 특수상황을 고려,
융통성있게 적용해야 된다.
셋째 판매과정에서의 문제점은 판매를 전담하는 전문 딜러 제도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 자동차 산업이 발전해 오는 과정에서 자동차 판매망을 구축
하는데 드는 비용은 자동차메이커들이 직접 투자했다.
왜냐하면 당시 자동차산업의 장래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동차메이커들은 연구개발및 생산성 향상에 투입해야 할 자금을
판매망 구축에 쓰게 된 것이다.
90년대들어 개인이 운영하는 독립 딜러들이 생겨났지만 이들은 자동차
메이커로부터 차를 구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서 엄밀한 의미에서
딜러는 아니었다.
일종의 대리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판매망 가운데 독립 딜러의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은 단순 대리점의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일부 기업들은 독립 딜러에게 대리점 이상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긴 하지만
실질적인 딜러망을 확충했다고 보기 힘들다.
실제 사무실 전시공간의 비싼 임대료 등 딜러망 확충에 드는 많은 비용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 메이커들이 직접 판매까지 담당하는 것보다
전문 딜러에게 판매를 위임하는 것이 유리하다.
나아가 단순히 새차만을 판매하는 현재의 기능을 확대, 중고차 매매는
물론 수리및 부품판매, 자동차리스 등도 업무영역으로 도입해 완전한 딜러
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다.
예컨대 새차를 구입하는 주기가 외국에 비해 짧은 한국의 현실을 감안해
차를 구입하지 않고 3년내지 원하는 기간만큼 사용하고 돌려주는 자동차
리스제도는 잘만 활용하면 매력적인 판매기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임원들에게 제공할 차를 대량 구입하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리스
제도를 활용할 여지가 많다.
물론 리스제도를 본격 도입하기 전에 소비자들의 반응을 철저히 조사하고
리스가 만기된 차들을 재판매할 국내외 중고차 시장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넷째 애프터서비스가 불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아직 애프터서비스를 자동차판매를 지원하는 보조수단 정도로 여기는
업체가 상당수 있는게 사실이다.
심지어 직영서비스센터가 적자를 보더라도 큰 문제를 삼지 않는다.
서비스센터의 운영도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카센터들이 이미 형성한 시장가격에 맞추기 위해 자동차메이커들은
그들이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센터를 적자 운영하고 있는게 한국의 현실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애프터서비스를 받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또 한번 고친 부분이 얼마후 다시 고장나는 등 서비스질도 형편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 회사의 직영 서비스센터들은 이미 일부에서 도입하고 있는
24시간 오픈서비스의 도입을 비롯, 차를 맡기는 고객에게 왕복 교통편을
무료 제공하는 등 기존의 카센터와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된다.
또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직원교육및 훈련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된다.
아무리 서비스가 우수하더라도 부품의 질이 낮다면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므로 자동차메이커들은 부품제조에 직접 관여하든지 협력업체에 위임
하든지 부품의 품질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자동차회사의 핵심 프로세스별로 한국 자동차업계가 당면한
주요 과제를 짚어 봤지만 이밖에도 선진 자동차메이커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 저가품으로 인식된 브랜드이미지 등 극복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제 한국의 자동차시장은 국내 업체들만의 독점시장이 아니다.
국내 임금수준은 더이상 수출 가격경쟁력의 요인이 아니다.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메이커인 도요타자동차가 선진국에서 품질과
성능을 검증받은 "아발론"을 앞세워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도요타의 라이벌인 혼다 닛산도 한국 자동차시장의 완전개방을 기다리며
진출 시기를 타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공정 거래 시비를 앞세운 미국과 유럽 자동차회사들의
한국시장 공략도 앞으로 점점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일본 등 수출시장에서 한국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어려운 고비에 처한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로 보나 국가적으로 육성
해야 할 산업임에 분명하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이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정하고 그에 맞는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된다.
바로 지금이 국내시장에서의 성공을 세계시장으로 이어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갈림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
조민영 < 서울대 조선공학과 졸업
버클리대 기계공학 박사
현 AT커니컨설턴트 >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60년대 새나라자동차 신진자동차 기아산업
하동환자동차 현대자동차 등이 본격 뛰어든 이래 양적으로 급성장해
오늘날에는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이 됐다.
한국 업계는 여기서 한걸음 더나아가 2000년대에는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자동차왕국으로 올라선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외국자동차의 수입이 원천적으로 봉쇄된
국내 시장에서 공급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즐기며
마케팅 전략이 따로 필요없는 전형적인 셀러 마켓(Seller"s market)에
익숙해져 왔다.
그러나 이제 내수시장의 불투명, 코앞에 닥친 자동차시장 완전개방, 그리고
수출시장에서의 치열해진 경쟁 등 업계가 풀어나가야 할 문제들이 선더미
처럼 쌓여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자신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있지 못하는것 같다.
설사 느끼고 있더라도 그에 따른 수행과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나아가 적절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이 도요타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목표로
한다면 주요 핵심프로세스를 <>제품개발 <>생산 <>판매 <>애프터서비스등
네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마다 시급한 당면과제를 이해하고 철저한 분석을
거쳐 적절한 대응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첫째 제품개발 단계에서 가장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실질적으로 국내
메이커가 개발하는 제품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선행개발, 제품기획, 설계및 시제품 제조에서부터
본격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수행할 능력이 부족했던게 사실이다.
그래서 외국회사들이 이미 개발해 놓은 자동차를 들여온게 보통이었다.
그것도 구형모델을 들여오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독자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핵심 설계는 외국인의 손에 맡기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외국회사들의 기존 모델을 들여와 생산하는 경우에는 수출이 허용되는
시장이 제한되는 불이익도 감수해야 했다.
엔진 트랜스미션 등 핵심부품을 외국기술에 의존하면서 세계 6대자동차
메이커라고 떠들어봐야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또 부품업체의 수준도 문제다.
선진자동차 회사의 경우 신차개발 단계에서부터 부품업체들과 공동으로
부품을 개발하는 협력체제를 이루고 있다.
독자적인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한 한국 부품업체들에는 아직은 무리한
주문일 것이다.
하나의 모델을 개발하는데 수천억원의 막대한 자본이 투자돼야 하므로
제품개발에 있어 완전한 자립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의 성능 옵션 색상 등에서 예상되는 소비자들의
욕구변화및 선진자동차 회사들의 모델추이를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해야
한다.
둘째 생산단계에서의 문제점은 국내 메이커들이 "풀 시스템(Pull system)"
이 아니라 "푸시 시스템(Push system)"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시장수요를 과학적으로 예측, 시장이 끌어당기는 방향으로 생산계획을
세우는 풀 시스템이 아니라 국내 내수시장및 해외수출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가정하에 생산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푸시 시스템은
기업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
과거처럼 자동차 경기가 호황일 때는 별 문제가 아닐 수도 있으나 소비자의
요구가 까다롭고 국내외 경쟁이 격화된 오늘날에는 부정확한 수요 예측에
따른 특정 모델의 설비과잉및 재고누적등은 큰 문제거리가 된다.
하지만 풀시스템은 구체적인 실행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선진기업들이
수요를 예측하는 방법이 한국의 특수상황에는 잘 맞지 않을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외국의 경우 대다수 소비자들은 차를 한번 구입하면 5년 이상을 사용하는게
보통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3년 정도가 지나면 새차로 바꾸는게 보통이다.
이는 한국차의 품질이 뒤떨어져 오랫동안 무난하게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과 남들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점이 그 이유일 것이다.
한국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새차를 구입할 때 기존에 쓰던 차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차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예컨대 아반떼를 타던 소비자가 새차를 구입하려고 할때 엑센트를 사는
경우는 드물지만 쏘나타로 한등급 올리는 경우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실 자동차 영업사원들도 이 점을 충분히 고려해 영업을 해야 된다.
이밖에도 여러 독특한 점들이 있기 때문에 국내자동차 회사들은 선진
자동차업체들의 생산 프로세스를 벤치마킹할 때 한국적 특수상황을 고려,
융통성있게 적용해야 된다.
셋째 판매과정에서의 문제점은 판매를 전담하는 전문 딜러 제도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 자동차 산업이 발전해 오는 과정에서 자동차 판매망을 구축
하는데 드는 비용은 자동차메이커들이 직접 투자했다.
왜냐하면 당시 자동차산업의 장래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동차메이커들은 연구개발및 생산성 향상에 투입해야 할 자금을
판매망 구축에 쓰게 된 것이다.
90년대들어 개인이 운영하는 독립 딜러들이 생겨났지만 이들은 자동차
메이커로부터 차를 구입,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서 엄밀한 의미에서
딜러는 아니었다.
일종의 대리점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판매망 가운데 독립 딜러의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아직은 단순 대리점의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
일부 기업들은 독립 딜러에게 대리점 이상의 역할을 부여하고 있긴 하지만
실질적인 딜러망을 확충했다고 보기 힘들다.
실제 사무실 전시공간의 비싼 임대료 등 딜러망 확충에 드는 많은 비용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 메이커들이 직접 판매까지 담당하는 것보다
전문 딜러에게 판매를 위임하는 것이 유리하다.
나아가 단순히 새차만을 판매하는 현재의 기능을 확대, 중고차 매매는
물론 수리및 부품판매, 자동차리스 등도 업무영역으로 도입해 완전한 딜러
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다.
예컨대 새차를 구입하는 주기가 외국에 비해 짧은 한국의 현실을 감안해
차를 구입하지 않고 3년내지 원하는 기간만큼 사용하고 돌려주는 자동차
리스제도는 잘만 활용하면 매력적인 판매기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임원들에게 제공할 차를 대량 구입하는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리스
제도를 활용할 여지가 많다.
물론 리스제도를 본격 도입하기 전에 소비자들의 반응을 철저히 조사하고
리스가 만기된 차들을 재판매할 국내외 중고차 시장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넷째 애프터서비스가 불충분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아직 애프터서비스를 자동차판매를 지원하는 보조수단 정도로 여기는
업체가 상당수 있는게 사실이다.
심지어 직영서비스센터가 적자를 보더라도 큰 문제를 삼지 않는다.
서비스센터의 운영도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많은 카센터들이 이미 형성한 시장가격에 맞추기 위해 자동차메이커들은
그들이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센터를 적자 운영하고 있는게 한국의 현실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애프터서비스를 받기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또 한번 고친 부분이 얼마후 다시 고장나는 등 서비스질도 형편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 회사의 직영 서비스센터들은 이미 일부에서 도입하고 있는
24시간 오픈서비스의 도입을 비롯, 차를 맡기는 고객에게 왕복 교통편을
무료 제공하는 등 기존의 카센터와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 된다.
또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직원교육및 훈련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된다.
아무리 서비스가 우수하더라도 부품의 질이 낮다면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므로 자동차메이커들은 부품제조에 직접 관여하든지 협력업체에 위임
하든지 부품의 품질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자동차회사의 핵심 프로세스별로 한국 자동차업계가 당면한
주요 과제를 짚어 봤지만 이밖에도 선진 자동차메이커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 저가품으로 인식된 브랜드이미지 등 극복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제 한국의 자동차시장은 국내 업체들만의 독점시장이 아니다.
국내 임금수준은 더이상 수출 가격경쟁력의 요인이 아니다.
최근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메이커인 도요타자동차가 선진국에서 품질과
성능을 검증받은 "아발론"을 앞세워 한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도요타의 라이벌인 혼다 닛산도 한국 자동차시장의 완전개방을 기다리며
진출 시기를 타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공정 거래 시비를 앞세운 미국과 유럽 자동차회사들의
한국시장 공략도 앞으로 점점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일본 등 수출시장에서 한국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어려운 고비에 처한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로 보나 국가적으로 육성
해야 할 산업임에 분명하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이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나아가야 할 방향을
확실히 정하고 그에 맞는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된다.
바로 지금이 국내시장에서의 성공을 세계시장으로 이어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갈림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