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과 수요감소로 제지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12월결산
제지업체들이 반기결산에서 무더기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2월결산 제지업체 가운데 대한펄프 한창제지
중앙제지(이상 백판지업체) 태영판지(골판지) 대원제지(크라프트지)
동해펄프(펄프)등 6개사는 공급과잉에 따른 제품가격 하락 등으로
반기결산시 적자를 낼 전망이다.

이 밖에 한국제지 신풍제지 아세아제지 태림포장 동일제지 조일제지
신대양제지등 7개사도 경상이익이 크게 줄어드는 등 영업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적호전이 기대되는 업체는 한솔제지와 세풍등 신문용지업체와 동신
제지공업 모나리자 쌍용제지등 화장지 생산업체등 5개사에 불과하다.

증권사 업종분석가들은 제지업계 수익성 악화의 주요인으로 경기둔화에
따른 종이수요 감소와 신증설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제품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상당수 업체가 호황으로 자금사정이 좋던 지난해 8월 펄프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10개월치정도의 물량을 당시 높은 가격으로 미리 확보한 때문에
올해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펄프가격 하락의 수헤를 받지 못한 것도 수익성
악화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신문용지 업체는 지난해 제품가격이 30%이상 오른데다 수요도 꾸준히
늘어 반기에 매출과 경상이익이 크게 늘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1일 신문용지 가격이 5.1% 인하된데다 신문협회로부터
추가인하 압력을 받고 있어 하반기에는 수익성이 다소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얘기다.

화장지 업체는 업계내 자율조정으로 공급과잉을 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용준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