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십이 된 사람은 제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의 말이다.

링컨은 언젠가 새로이 각료를 임명해야 할 일이 생겼다.

그 자리에 누구를 앉혀야 할지 망설이고 있는데 측근 하나가 당시에 꽤
유명하던 정객을 소개했다.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인 그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슨 손색이 없는 듯했으나
링컨은 위와같은 말로써 거절했다.

그의 화려한 처신과 지나친 재능이 오히려 믿음직스럽지 못했던 것이다.

각료란 행정관이다.

이 자리에 팔방미인같은 용모에 요령을 앞세운 약삭빠른 사람보다는 무슨
일인들 말없이 해나갈수 있는 질박한 성품의 소유자가 적임자다.

링컨은 아마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자기가 선택한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것은 모든 직업인의 보편적인
욕망이다.

기업가든 정치가든, 예술가든 다 성공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성공이란 욕망만으로 성취되는 것은 아니다.

욕망과 동시에 실천적인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러면 무엇보다도 자기가 택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한눈팔지
않고 매진하는 성실성이 요구된다.

자기직업에 대한 수평적 사고의 균형없이 수직적인 신분상승만 노린다면
좌절할 경우 용기를 잃게 된다.

또자기가 천직으로 여겨오던 것을 하루아침에 내던지고 품성에도 맞지 않는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는 것도 성공인의 길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자기가 하는 일에 긍지를 가져야 한다.

직업인으로서의 열의는 거기서 나오며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 보면 어느새
나이가 들어 하나의 개성있는 얼굴을 갖게 된다.

기업가는 기업가의, 정치가는 정치가의, 예술가는 예술가의 얼굴을 갖게
되는데 누구든 첫눈에 알아볼수 있는 이 전형적인 용모가 성공의 척도가
된다.

링컨은 이런 얼굴이 형성되는 시기를 40세로 보지 않았을까?

이것은 공자가 말한 "사십 불혹"과도 일치된다.

불혹이란 인생관이 확립되어 세상의 여러 유혹에 쉽게 미혹되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