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오늘날 세계경제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여기에는 2차대전 이후 미국의 경제원조가 큰 몫을 한 게 사실이다.

아시아지역에서의 공산주의 확산을 막기위한 교두보역할을 위해
미국은 일본의 경제부흥에 도움을 주었지만 오늘날의 상황은 어떤가.

값싼 일본산 전자제품 도요타자동차 그리고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일본의 공세속에 오리려 미국은 일본에 끌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이 어떻게
일본에 의존하게 되었는지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은 무엇인지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고 진단한다.

저자는 일본이 "세계시장의 지배"라는 하나의 전략적인 목표를 위해
그들의 자금을 축적하고 전세계에 사용해왔다고 결론짓는다.

저자는 일본의 은행이 독립적인 재정적 기구보다 국가의 산업적인
정책을 담당하는 대리인으로서 기능하기 때문에 최근의 유동성자금의
대부분이 일본기업가들의 수중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금융위험에 대한 큰 주의 없이 자금을 빌려주는 일본의
금융시스템은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로 하여금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악성부채속에 빠지게끔 만들어 놓았다.

이처럼 경제적 지배에 대한 맹종이 도쿄나 위성턴모두에 불안정성이라는
위험한 씨앗을 낳은 주요인이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은 일본에 대해 정책전반을 수정하도록
일본의 정치.경제에 대해 말뿐인 경고가 아닌 보다 강력하고 확고한
외교적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냉전시대 소련에 행했던 것처럼 기술적이면서도 단호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

이러한 주장이 불균형상태인 미국과 일본의 경제적 관계에 얼마나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외국자본(일본)의 자금을 이용하는 대가가 얼마나 비싼지는
미국인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김재창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