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울린 뮤지컬"이라 불리는 "레 미제라블"이 27일~7월2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장발장"으로 널리 알려진 빅토르 위고의 동명소설을 카메룬 매킨토시가
제작한 "레 미제라블"은 85년 런던에서 초연된 이래 87년 토니상 8개부문
등 44가지의 상을 받고 22개국에서 3700만여 관객을 동원한 대형뮤지컬.

이 작품은 기존의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 뮤지컬과 달리 유려한
선율에 중점을 두면서도 원작의 무겁고 비극적인 내용에 맞게 웅장한
분위기를 강조한 것이 특징.

오락성보다는 감동에 비중을 둔 작품이라는 평가다.

(주)서광 (회장 장익룡)이 주최하고 공연기획사 CMI (대표 정명근)가
주관하는 이번 내한공연은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시작, 홍콩 한국을
거쳐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어지는 매킨토시사의 순회공연의 일환.

첫 아시아 순회공연을 위해 자사 최고배우들을 캐스팅해 원작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것이 매킨토시사측의 설명이다.

웨스트엔드무대에서 500회이상 주인공역을 맡은 스티그 로센이
장발장역으로 출연하는 것을 비롯, 리처드 킨세이, 수잔 길모어,
데일 브리지, 마엔 디오니시오 등 30여명의 뮤지컬스타들이 등장한다.

또한 5월초 공개오디션을 통해 뽑혀 홍콩에서 2주동안 매킨토시사
스탭들로부터 집중훈련을 받은 노선민 노소연 박연자양이 어린 코제트역을
맡아 출연한다.

이들은 어린 코제트가 부르는 이 작품의 대표곡 "구름위의 궁전"을
한국어로 부를 예정.

이번 공연은 지난 3월 제작발표회 때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3~4일 정도에 그쳤던 종래의 수입공연과 달리 32일동안 38회나 계속되는
장기공연이라는 점.

이는 예술의전당이 이례적으로 오페라극장을 장기대관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이로 인해 예술의전당은 같은 장소를 빌리는 데 애를 먹어온 국내
공연계로부터 "국내 공연현실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수익성만을 고려한
처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총 36억원에 이르는 공연비을 충당하기 위해 CMI는 공연 3개월전부터
예매에 돌입하는 새로운 예약시스템을 시도했다.

이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예매율은 20%수준"이라며
"손익분기점을 관객 8만명 동원에 유료관객 70% 선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총 2,300석 규모의 오페라극장이 매회 거의 매진돼야 가능한
수치.

따라서 이번공연은 우리나라 뮤지컬시장 규모와 관객수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무대라는 점에서도 관계자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문의 518-7343.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