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소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금수조치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영국내
에서는 유럽통합에 대한 회의론이 강하게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기회에 EU와 완전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도 흘러 나오고 있다.

마거릿 대처 전총리는 최근 통합반대론의 주도적 인물인 빌 캐시의원이
갖고 있는 재단에 거액을 내겠다고 공표, 존 메이저총리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EU에 계속 잔존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내년 총선에서 대권장악의 가능성이 높은 토니 블레이어 노동당당수는
18일 영국국익에 반하지 않는한 화폐통합등 유럽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리버풀대 패트릭 민포드교수는 EU의 공동농업정책(CAP), 고용조건을 규정한
사회조항, 화폐통합등 그 어느 하나도 영국경제에 도움을 주는 것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CAP 유지를 위해 영국국민이 부담하는 비용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5%인 1백억파운드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또 임금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영국이 사회조항을 도입하면 언젠가는
독일처럼 고임금에 시달리게돼 산업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폐통합도 경제정책의 독립성만 상실할뿐 이로인해 얻는 거래비용 절감액
은 GDP의 0.1%에 불과하다는게 그의 논리다.

또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주창하고 있는 영국이 EU란 보호무역 블록에
잔존하는 것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또다른 요인이 될것이란 견해도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마틴 울프 칼럼니스트는 자유무역 국가인 홍콩의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 94년 2만3천달러에 이른데 반해 EU회원국중 이
수준을 넘는 국가는 룩셈부르크뿐인 것이 이를 입증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통합론자들은 영국 총수출의 57% 수입의 55%가 다른 EU회원국
과의 교역을 통해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할때 EU 탈퇴는 영국 경제에 치명타
를 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삼성 LG등 한국기업이 영국진출에 적극성을 보인 것도 EU회원국이란
점이 큰 작용을 했다.

EU회원국이 영국에 주는 경제적 정치적 득과 실을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광우병으로 빚어진 보이지 않는 상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는 큰 상처라고 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