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시장에서의 수주형태가 단순시공에서 벗어나 개발형사업, 기획
제안형 개발사업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중심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 주요 국가들은 산업화에
따른 인프라확충, 플랜트건설등으로 건설공사발주가 활발해지고 있으나
이들 국가의 전반적인 투자재원부족으로 BOT(Build Own Transfer) BOO
(Build Own Operate) 금융을 동반한 기획제안형 수주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건설업체들은 해외수주를 겨냥한 자금조달조직의 확충을
서두르는 한편 다양한 수주방식개발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인도 동부지역인 마드야프라데쉬주 빌스포지방 코르바인근
300만평의 부지에 건설한 1,000MW급 화력발전소사업을 맡으면서 BOO방식을
도입, 관심을 끌었다.

BOO방식이란 시설물을 건설한후 소유권을 갖고 운영하는 형태로 대우는 이
발전소를 우선 30년간 운영한뒤 운영기간을 연장하거나 매각할 수 있다.

라오스 세피안 센안노이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동아건설도 30년간
발전소를 운영한뒤 발주처에 돌려주는 BOT방식으로 계약했다.

이와함께 직접 자금을 투자, 부동산을 개발 분양하는 사례로 늘고 있다.

벽산건설은 지난 94년 국내건설업체로는 처음으로 동구권인 헝가리 주택
시장에 진출, 3,000만달러를 들여 최고급 가든형주택과 빌라형 전원주택타운
을 조성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국 캘리포니아 루스빌에서 현지사와 합작을 통해 120여가구의
단독주택을 건립, 해외주택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쌍용건설도 베트남 하노이지역에서 베트남 국영회사인 하노이 주택투자개발
회사(HHID)사와 합작법인을 설립, 3,000만달러가 투입되는 "랑하복합건물"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사업방식은 개도국등을 중심으로 대형 정부발주건설공사가 늘면서
확산되고 있어 수주를 위해서는 건설업체들이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조달해야 가능하다.

특히 국내건설업체들의 주요 무대인 동남아국가들은 재정부족을 이유로
공사입찰때 아예 시공사가 자금까지 조달하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건설업체들은 프로젝트 금융팀을 신설하고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해외수주를 겨냥한 자금조달조직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영업본부내에 12명으로 구성된 해외금융공사개발부를
신설, 자금조달기법을 연구하고 해외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있으며 금호건설은
올들어 해외금융부를 새로 만들어 베트남에서 추진중인 주상복합건물사업에
처음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해외플랜트공사를 주로 하고 있는 대림엔지니어링도 지난해부터 금융부안에
프로젝트파이낸싱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물산도 재무팀내에 10여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금융팀을 따로 두고 있다.

해외건설협회는 이러한 해외수주패턴 변화에 따른 국내건설업체들의 자금
조달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세계프로젝트투자기금(GPIF) 설립작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해건협은 건설업체및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들을 모집, 1차기금으로
800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이 기금은 해외건설공사의 사업타당성등을 분석하고 금융지원을 위해 설립
이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투자금융기관으로 오는 11월 설립될 예정이다.

< 김태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