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이 "호주 국립항공대학"의 주인(president)이 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항공직업전문훈련기관인 아세아항공전문학교 이사장
조상석씨(49).

조이사장은 지난 5월 호주연방정부와 멜버른의 엣센던국제공항 3백만평을
50년간 빌리는 조건으로 임대계약을 체결, 항공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전문대학교인 "호주 국립항공대학"을 설립했다.

이 대학은 기존 엣센던공항시설에 교육용항공기 5대와 3km의 활주로,
다목적 강의장 등 교육시설을 접목시킨 형태의 학교.

조이사장은 20일 현지에서 현판식을 갖고 학생과 교수모집등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조이사장은 "항공산업은 모든 신소재와 고급기술이 응용되는 최첨단산업"
이라며 "앞으로 정예의 항공조종및 정비인력을 양성, 늘어나는 항공인력
수요에 대비하고 항공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이사장이 호주에 항공대학을 설립한 이유는 국내의 열악한 훈련환경
때문.

남북대치상황때문에 비행기 이.착륙이나 격납고설치등에 있어서 제약이
많다는 설명이다.

이에 비해 이번에 설립된 호주항공대학은 야간비행을 위한 조명시설,
공항에 근접된 넓은 훈련장, 다양한 종류의 항법, 완벽한 통제를 자랑하는
관제탑 등 최적의 훈련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안개가 심할 때나 암흑시에도 레이저로 착륙을 유도할 수 있는
"계기착륙유도장치"를 지니고 있다.

호주내 기술전문대학인 켄건(Kangan)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있는 점도
대학운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항공조종사가 현저히 부족한 국내의 여건도 조이사장의 결심을
재촉케한 요인이 됐다.

조이사장은 "오는 2000년대 영종도 신공항이 들어서고 항공.우주분야의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 경우 항공전문인력의 확보가 상당히 중요
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1천3백여명의 학생이 등록된 서울 원효로1가 소재 항공정비전문
학교인 아세아항공전문학교에도 조종기술을 익히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이미 "호주 국립항공대학"에 입학신청서를 내놓은 학생들이 40여명.

대부분 미진학 청소년들인 이들은 항공대학을 마친후 현지 정규대학의
3학년과정에 편입, 국제조종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다.

호주유학을 준비하고있는 최준석씨(21)는 "어렸을 때부터 항공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열심히 공부해 파일럿의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조이사장은 현재 충남 금산군 남일면 일대에 28만평의 부지를 확보,
오는 98년 교육시장개방에 발맞춰 국내에 항공대학 분교를 설립해 외국
유수대학과의 경쟁을 이겨나간다는 야심을 키우고있다.

< 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