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불러준다면 다음달이라도 한국에 와서 일하고 싶다"

금융선물협회 초청으로 서울과 부산에서 순회 강연을 하고 있는
금세기 최대의 선물거래매니저 스탠리 크롤 (Stanlet Kroll)씨가 한국
"취직" 의사를 밝혔다.

스탠리 크롤씨는 "급여 수준은 중요하지 않다.

나와 추구하는 목적이 같은 회사여야 한다.

회사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좋다.

나는 미국에서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미국서 살지않는 이유는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온다면 그동안 최고경영자에서 비서에 이르기까지 선물을
교육시켜온 경험을 살려 한국 금융계의 매니저들을 교육시키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저 수천만달러정도"로만 이해해달라"는 그의 부축적 규모와
어울리지 않게 다 낡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그는 이미 지난 93년
집 자동차2대 초호화보트를 팔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홀연히 월가를
떠났다.

홍콩의 리포선물회사의 수석매니저로 있다가 지난해부터는 중국
북경의 선물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그로서는 한국을 신개척지로 삼는
일이 자연스러운지도 모른다.

"한국금융시장은 건전하고 역동적"이라는 그가 평가하기 때문이다.

또 영어도 중국보다는 잘통하고 한국사람들이 열심히 알하는 모습에
매력을 느껴 새로운 한국을 신개척지로 삼고싶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라를 옮겨 다니는 "프론티어"지만 투자방법은
아주 보수적이다.

그는 계정자산의 30%만을 증거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한다.

자신이 정한 폭이상으로 손실이 나면 무조건 팔고 손을 뗀다.

소문이나 유행에 휩싸이지 않고 기술적 분석에 따라 착실히 투자할
뿐만 아니라 최소 10개국이상의 시장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

내부통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이다.

"최근 베어링 다이와 스미토모 등이 선물거래에서 큰 손실을 본 이유는
내부통제가 안돼서다.

직원이 불법거래를 하고 있는데도 경영층은 직원을 과신하고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선물거래를하는 사람들은 "역사의 교훈을 배우지 않는자는 실수를
반복할수 밖에 없다"는 격언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국의 선물시장 개설에 대해서도 그는 점진주의를 권유하는
보수주의자다.

"일본이 선물시장 개방 초기에 너무 급격히 문을 열어 노하우가 앞선
외국인만 돈을 벌고 일본기업은 엄청난 손해를 봤다는 지적은 맞는
말이다.

선물시장 개방에는 일정한 규제와 속도 조절이 있어야 한다.

중국도 외국인에게는 국내 선물시장의 참여를 금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