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상품이 되려면 "5N"에 주목하라.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히트한 상품들이나 히트 가능성이 큰 제품들의
특징을 보면 대개 "5N"으로 압축된다.

네트워킹( Networking ) 새기능( New Function ) 향수( Nostalgia )
자연지향( Naturing ) 나르시시즘( Narcissism ) 등이 바로 그것이다.

네트워킹은 PC 이동전화 가정용팩시밀리등 정보기기를 이용해 정보에
접근하는 통신기기들로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눈만 뜨면 새로 생겨나는 인터넷용 컴퓨터. 홈페이지들, 회사내의
인트라넷, 매년 200%이상 늘어나는 이동전화기 보급대수는 모두 네트워킹의
결과물들이다.

여기에 힘입어 네트워킹 관련 서적마저 유명서점의 베스트셀러목록의
상위권을 차지했다.

새기능을 갖고 있는 상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들, 특히 대기업들은 "가격보다는 가치" "양보다는 질"을 중요시한
제품들로 "가격파괴"에 대응하고 있다.

일반우유의 덤핑이 이루어지는 매장 바로옆에서 2~3배나 되는 가격의
기능성우유들이 불티나게 팔리고있다.

머리가 좋아진다는 DHA우유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냉장고도 냉장실 냉동실 분리냉각방식, 샤워냉각방식, 터보냉각방식 등
새로운 기능들을 더한 제품들이 새기능강화의 예로 꼽을 수 있다.

하다못해 껌까지도 치아항균을 표방한 항균껌이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쏟아지는 음료들도 대부분 한두가지씩 기능을 갖추고있다.

최근 선보이기 시작한 디지털 카메라와 APS필름용 카메라도 새기능제품에
해당한다.

이들 새기능제품들은 하이테크기술을 응용한 신제품들이 많다.

이 첫 두가지 N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공급자측의 욕구에 따라 공급자가 주도하고 있으며 하이테크지향
이라는 점이다.

향수상품들도 히트상품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그 맛과 추억을 함께 즐긴다는
경향이다.

중소기업이 만들기 시작한 진짜 누룽지, 누룽지맛 사탕이 식당가를
중심으로 크게 히트했다.

이제는 전통음료라는 새로운 장르까지 만들어버린 식혜에 이어 대추음료
미숫가루음료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시원한 느낌을 주는 모시메리류 속옷도 여름내의로 확고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꽁보리밥이 식당의 별미메뉴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솥뚜껑 고기집도 인기체인점이 됐다.

자연지향적 상품들도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무농약 유기농 채소가 인기를 끌고 어린이용 분유도 무농약재료를 사용한
제품이 각광받고있다.

한때 전원주택이 빅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던 것도 도심생활에 지친 대도시
직장인들과 자영업자들의 자연지향적 성향때문이다.

그런데 노스탤지어(향수지향성)와 네이처링(자연지향성)은 네트워킹이나
뉴 펑션과 어긋난다.

앞의 두가지 N은 공급자주도의 하이테크성이지만 뒤의 두 N은 사용자
욕구의 로테크지향이 특징이다.

말하자면 뒤의 두 N은 급진적인 하이테크의 반동으로 표면화된 것들이다.

상반되는 두가지 흐름을 꿰매는 접착제역할을 하는 것이 마지막 N인
나르시시즘이다.

"아름다워지고 싶다" "날씬해지고 싶다" "체질을 바꾸어보고 싶다"는
개인적 욕구를 구현하는 동기로 건강보조식품 다이어트식품들이 실례다.

특히 다이어트식품은 빅히트제품으로 급부상했다.

이밖에 올해 눈에 띄는 건강보조기기중 하나는 건강보조팔찌.

마치 손오공의 머리테를 연상케하는 금테팔찌는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급속히 확산됐다.

이밖에 몸에 부착하여 능력을 증가시킨다는 "사이보그 욕구" 충족
제품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러한 나르시시즘을 충족시켜주는 제품들은 앞의 2N과 뒤의 2N이 모두
활용된다.

그렇다면 이 5가지의 N 소비경향은 오는 21세기에도 계속될 것인가가
주목거리다.

네트워킹, 네이처링, 나르시시즘이라는 3N이 교묘히 밸런스를 맞추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김광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