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하반기 경제운영계획 작성에 본격 착수했으나 연초에 예상치 못한
돌출변수가 잇따라 발생, 아직 밑그림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채 고심하고
있다.

21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환율급등 <>노사분규 발생 <>주력품목 수출
부진심화 <>지방자치단체 공공요금인상 등 잇따른 돌발상황으로 거시경제
지표 수정은 물론 주요시책방향을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재경원은 이미 연초 목표(50-60억달러 적자)달성이 불가능해진 최근 지난해
수준인 90억달러이내 적자로 고칠 계획이었으나 반도체 수출 회복이 예상
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소비재 수입억제가 어려워 적자규모를 1백
10억달러 수준으로 재수정할 방침이다.

물가상승률 역시 연초 목표는 4.5%로 세웠으나 이를 그대로 밀고 나갈지
4.7%대로 수정전망할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 담배값 유류값 인상이 예정돼 있는데다 시내버스요금 택시요금
쓰레기봉투값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예상돼 목표달성이 어렵다는게 재경원
의 시각이다.

특히 급격한 원화절하로 수입가격이 올라 물가관리에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성장률도 마찬가지다.

상반기중 7.5%, 하반기에는 이보다 다소 낮은 7%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투자부진현상이 개선되지 않아 하반기 성장률을 더 낮추어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재경원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하반기 GDP 성장률을 6.2~7.0%로 보고 있다.

이같이 거시경제지표관리목표가 정해지지 않아 하반기 경제운용목표를
<>적정성장유도와 <>물가안정중 어느쪽에 좀더 비중을 둘지에도 논란만
벌이고 있다.

한편 나웅배 부총리겸 재정경제원 장관은 이날 간부회의에서 "이제는 경제
상황을 있는 그대로 분석, 국민들에게 솔직히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라"며
"다른부처가 각종 경제지표를 낙관적으로 봐도 우리는 실제 상황대로 국민
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따라 재경원은 하반기 경제운영계획을 짜면서 경상수지나 물가 등을
연초 목표에 구애받지 않고 상당부분 수정할 계획이다.

< 김선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