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됐다.

비가 오면 페어웨이나 그린에서는 물론 벙커에서 플레이할 때에도
평소와는 다른 자세가 필요하다.

모래가 물기를 머금으면 딱딱해진다.

딱딱해진만큼 클럽헤드는 평소보다 모래속을 파헤쳐나가기가 어려워진다.

그러나 요령만 잘 익히면 습해서 밀도가 높아진 모래가 건조해서
푸석푸석한 모래보다 플레이하기가 더 쉬운 경우가 많다.

볼은 평소와 같이 왼발 뒤꿈치선상에 놓는다.

대신 평소보다 샌드웨지를 더 뉘어 페이스를 더욱 오픈시킨채 어드레스를
한다.

스윙은 가능하면 낮게 해준다.

헤드가 목표라인보다 바깥쪽으로 빠지는 나지막한 테이크백을 한다음
볼에서 약 1인치 뒤를 히트한다.

이렇게 하면 낮은 테이크백과 오픈페이스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클럽
헤드가 모래를 지나치게 파고들지 못하도록 해준다.

비가 와 축축한 벙커에서는 스윙궤도를 낮게 해 모래를 얇게 떠내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