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푸근하고 쾌적한 느낌을 갖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활공간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어야지 화려하거나 낯선 실내
분위기에 압도되거나 위축받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윤인테리어즈의 윤혜경대표(39)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인테리어 디자인을
장식적인 것만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다.

인테리어 디자인이란 공간을 주어진 환경과 여건에 맞춰 설계,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게끔 창조하는 작업이며 장식적인 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어려서부터 집꾸미기를 좋아했다는 그는 80년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도미, 83년 뉴욕 프랫인스티튜트에서 실내디자인 석사과정을
마쳤다.

88년 하버드 디자인대학원의 전문가과정을 수료하고 89년 미국
실내디자이너 공인자격증을 취득했다.

미국에서 사무실 디자인을 하다 90년 귀국, "윤인테리어즈"를 설립해
실내건축설계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초기에는 고전했어요.

모든 것이 계약서에 의해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미국방식에
익숙해 있던 저로서는 디자인비 책정의 어려움, 건축주들의 일방적인 태도등
국내업계 현실에 적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설계는 시공에 따른 부가서비스 차원으로
취급될만큼 시공 중심으로 계약이 이뤄진다는 지적이다.

인테리어업체들이 각기 자신있는 분야를 선택, 설계 또는 시공만을 전문
으로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는 주장이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공항 관공서 역 학교등 공공시설의 인테리어가 특히
뒤처져 있습니다.

대개 권위적이고 딱딱한 데다 색상도 어둡고 단조롭죠"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중 93년 서울시청 종합정보센터의 실내디자인을 의뢰받자 그는 관공서
인테리어스타일을 바꿨다.

기존의 정부민원실과 달리 시민들의 대기공간을 중심에 놓고 공무원들이
둘레에서 일하도록 해 동선을 단축시키고, 카운터 높이를 낮춰 동등한
입장에서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조도를 높여 실내를
밝게 했다.

이 작업으로 그는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한 제5회 대한민국 환경문화상
실내장식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고객들에게 생활환경의 비전을 제시하고 함께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매력이죠"

윤대표는 덕성여대 학생회관과 행정동, 린나이코리아본사, 신산부인과병원
등을 디자인했다.

서울대 산업디자인과에 출강중.

< 송태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