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지금"사장시장"이란 말이 흔히 쓰이고 있다.

이는 기업체사장 알선회사를 뜻한다.

중국정부가 적자투성이인 국유(국영)기업을 치유하기 위해 최고 경영자들을
과감히 내쫓으면서 "유능한 사장 모셔오기"가 기업최대 과제가 됐다.

현재 중국엔 1,500여개의 사장시장이 형성되면서 외국유명회사의 퇴역중역
리스트까지 확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장요건만 잘 갖추면 여기저기 오라는데는 많다.

강소성 석시의 신사복 전문메이커 홍두그룹은 이번달말에 그룹및 계열사
사장을 국내외에 공모할 예정이다.

연봉은 우리나라돈 1억원으로 중국에선 상상도 못할 거액이다.

자격요건은 35~45세,대졸이상 총액 5,000만달러의 생산 판매를 관리하는
부문에서 3년이상 경력이 있고 시장동향을 분석할수 있는 사람으로 돼있다.

이 그룹은 지난 82년까지만 해도 종업원 100명도 되지 않는 작은 공장
이었다.

외부에서 영입한 주요정사장이 톱에 오른후 급속도로 두각을 나타내 현재
홍두브랜드 양복은 전국 5대 브랜드로 지정됐다.

산하기업 64개, 전체종업원 7,000명으로 강소성 최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그룹은 산하의 블라우스 메이커 사장을 지난해 연봉 6,000만원이라는
높은 대우로 대만에서 스카우트했다.

외부사장영입 경쟁이 중국 전역으로 번지면서 그들의 연봉도 껑충껑충
뛰고 있다.

상해주식시장에 상장한 상해 신화실업주식회사의 사장은 연봉 2억원이며
복건성 산두시의 태앙그룹 부사장 연봉은 9,000만원이다.

원칙적으로 국유기업사장은 국가 인사부에서 임명하나 최근들어 25%가량이
외부사장 영입으로 교체됐다.

국유기업중 적자기업이 41.4%를 차지하고 있어 외부로부터의 사장영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LG그룹이 중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영기업 위탁경영에 참여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전문경영인" 수출인 셈이다.

앞으로 우리나라 경영인들이 적자투성이인 중국 국영회사를 흑자로 전환,
한국기업인들의 위상을 높여 놓을 날을 기대해 본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