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한희원 (18, 서문여고3)이 일본여자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한희원은 23일 도쿄 북동쪽의 류가사키CC (파72,6,383야드)에서
끝난 96일본여자오픈에서 4라운드합계 12오버파 300타 (74-76-72-78)로
공동 11위를 기록, 아마추어로서는 극히 드물게 좋은 성적을 냈다.

3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치는등 전날까지 6오버파 222타로 단독
3위를 달리던 한희원은 이날 최종라운드의 부담때문인지 6오버파 78타로
후퇴, 우승경쟁에는 실패했다.

이번대회는 우승스코어도 오버파였다.

일본 여자프로계의 중견 타카무라 아키와 하라다 가오리는 각각
3오버파 291타로 연장전에 돌입, 연장 첫홀에서 파를 잡은 타카무라가
우승했다.

한국선수로는 김만수가 최종일 3언더파 69타로 선전, 일본여자골프의
대부 오카모토 아야코와 함께 8오버파 296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원재숙은 10오버파 298타 (73-73-77-75)로 공동 7위.

이밖에 김애숙은 총 311타 (76-79-82-74), 고우순은 312타
(77-79-78-78)로 중위권이하로 쳐졌다.

일본여자골프의 최고메이저대회인 일본여자오픈은 언더파 우승이
거의 나오지 않을 정도로 코스세팅이 가혹한 대회.

페어웨이 폭은 30야드미만으로 세팅되고 러프는 4일내내 깍지 않은채
날이 갈수록 힘겹게 만든다.

핀 위치 역시 선수들이 고개를 절레 절래 흔들만큼 어려운 곳에 꽂아
놓는다.

이런 연유로 인해 언더파 우승은 거의 무망한 대회로 아마추어 한희원이
기라성같은 일본여자프로들을 대거 따돌린 것은 한국여자골프의 잠재력을
일본에 "보란듯이" 과시한 셈이다.

국가대표 한희원은 일본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기대주로
지난 3년간 일본에서의 주니어 및 아마추어대회에서 무려 10승을 올린 바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