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트로스 부트로스 갈리 유엔사무총장은 미국이 자신의 사무총장연임에
반대하고 있는 것에는 인종주의가 배경에 깔려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을 방문중인 부트로스-갈리 총장은 22차 게네랄-안차이거지와의 회견
에서 "지금까지 모든 유엔사무총장은 두차례에 걸쳐 재임했다. 그런데 내가
아프리카 출신이라는 점때문에 최초로 연임이 좌절돼야 하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8일 부트로스-갈리 총장이 유엔 개혁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그의 연임에 반대하며 연임 여부 결정에서 거부권을 행사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오는 12월31일로 5년의 임기가 만료되는 부트로스-갈리 총장의 후임 결정을
위해 유엔 안보리는 후보자를 지명, 유엔 총회의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부트로스-갈리 총장이 총장선임 과정에서 인종주의가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유엔이 미국과 서방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반감을 갖고
있는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