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모엔지니어링 이렇게 했다 ]]]

김우봉 < 건국대 교수 >

대모엔지니어링은 유압브레이크 수입.판매회사에서 근무하던 30대의
엔지니어들이 모여 지난 87년 설립한 기계업체다.

주요 생산제품은 유압브레이크, 콘크리트 크라셔등 굴삭기 부착장비.

국내 시장규모가 연간 2백여억원에 불과하고 수산중공업 대농기계 등
막강한 경쟁자들이 버티고 있는 이 분야에서 대모는 최근 3년간 연평균
43.4%의 고속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92년 19억2천만원에 그쳤던 매출이 지난해엔 56억3천만원으로 급증한
것.

전무하던 수출도 지난해 2백50만달러로 늘어났으며 올해엔 작년의 2배인
5백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외형자체는 대기업에 비할바가 못되지만 종업원 1인당 매출액은 지난해
8천3백만원(올해목표는 1억원)으로 대기업을 뺨칠 정도다.

중소기업인 대모가 중견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며 고속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먼저 수요업체들의 요구에 적절히 부응하는 생산전략을 꼽을
수 있다.

대모는 회사 규모상 독자적인 연구개발체제를 갖추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해외시장의 동향을 체크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해외선진업체의 신제품 개발 추세를 파악해 이를 리버스 엔지니어링
(reverse engineering)한 것.

제품 제조도 조립만 하고 주강 열처리 절삭등 부품의 가공공정은 전문협력
회사에 의뢰했다.

대신 품질관리를 엄격히 했다.

해외시장 개척에는 품질규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각종 국내외 규격
인증을 따내는데 힘을 쏟았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크라셔제품이 KT마크(국산신기술인증표시),
EM마크(우수품질인증표시), 브레이커의 CE마크(유럽안전규격)등을 획득했다.

두번째로는 수요자 밀착형 마케팅 전략을 꼽을 수있다.

콘크리트 그랴셔, 유압브레이크등은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다.

따라서 장비에 이상이 생기면 건설공사 자체가 중단된다.

대모는 이런 점을 고려해 정초 연휴나 명절에도 써비스요원을 대기시키는
연중무휴 써비스체제를 구축했다.

이러한 수요자 밀착형 서비스로 인해 대모의 이미지를 향상시킨 것이다.

해외시장 개척에는 경험이 풍부한 대기업을 에이전트로 활용했다.

건설중장비 메이커인 현대중공업을 유럽지역 독점 에이전트로 활용한
것이나 미국시장 개척에 현지판매상을 이용한게 대표적 사례다.

그러면서도 대모는 고유상표르 유지하는 전략을 폈다.

총수출의 70% 정도를 "대모"라는 고유상표로 하고 있을 정도다.

물론 문제도 적지 않다.

건설장비의 판매확대를 위해서는 납기준수 내지는 단축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대모는 가공공정이 다양한데다 부품가공을 협력업체에 맡기고 있어
납기에 대한 통제력이 떨어진다.

두군데로 나줘져있는 공장을 합치는 것도 중견기업으로의 발돋움을 위해서
는 해결해야할 과제다.

고급인력의 확보에도 주력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모의 사례는 흔히 대기업의 무대로만 여겨졌던 산업기계분야에서
중소기업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