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덕산그룹 부도 여파로 지난해 10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고려시멘트가
자본 전액잠식 위기에 놓여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려시멘트는 덕산그룹 부도로 떠안게 된 보증채무
3,000억원(추정) 가운데 500억원을 95회계년도 결산에서 확정손실채무로
반영할 계획이다.

지급보증을 섰다가 원채무자의 부도로 떠안게 된 보증채무는 회수 불가능이
확인된 시점에 특별손실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부 공장의 가동중단으로 경상이익이 20억원(회사 추정치)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 경우 약 480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 지난 95년
3월말 현재 480억원인 이 회사의 자본총액 전액이 잠식될 전망이다.

고려시멘트 관계자는 이와관련,"덕산그룹 부도로 발생한 보증채무 가운데
원채무자로부터 회수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500억원정도를 95회계년도
결산에 반영키로 공인회계사와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증채무에 대해서는 당초 약정이자율보다 훨씬 낮은 수준
으로 이자율을 재조정하는 것이 관례"라며 "500억원이 확정채무에 반영
되더라도 이자비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려시멘트가 지급보증해준 홍성산업(고려시멘트 대주주)의 1,500억원은
홍성산업이 자생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법정관리신청을 거부해 홍성산업이
직접 갚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보증채무 3,000억원 가운데 홍성산업의 1,500억원과 이번 결산에
반영될 5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000억원은 회수 불가능 여부가 확인되는
데로 추후에 확정손실채무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인근주민들의 집단민원으로 지난 1월부터 약 4개여동안 조업중단됐던
이 회사 북면광산과 장성공장은 지난달 21일부터 정상조업에 들어갔다.

<김용준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