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억제정책의 슬로건이었던 "둘만 낳아 잘기르자"는 구호가 사라진다.

대신 새로운 사회문제를 대변하는 "성비 바로잡기" 간판이 내걸린다.

대한가족계획협회는 25일 인구억제정책이 출산율 저하로 인해 사실상
폐기됨에 따라 가족계획운동의 목표도 산아제한에서 출생성비 바로잡기로
바꾸기로했다고 밝혔다.

가족계획협회는 아직도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남아있는 남아선호
사상을 없애야한다고 판단, 남녀평등을 강조하는 홍보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방침이다.

또 남아선호가 불러오는 출생성비 불균형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각종 부작용을 알리는 포스터와 전단 등을 제작, 공공장소 등에 부착하는
한편 교육부의 협조를 얻어 일선 학교에서 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아울러 성비불균형을 초래하는 임신중절수술과 태아성감별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이같은 의료행위를 하는 병원과 의사를 고발하는
전화신고창구를 전국 주요도시에 신설, 운영하기로 했다.

또 그동안 산아제한 홍보에 치중했던 각종 교육 및 상담활동을 여성의
사회적 지위향상 등 딸의 중요성을 알리는 쪽으로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가족계획협회는 이미 성비불균형의 부작용을 알리는 "새댁, 딸은
싫다구요?/신부감은 모자라고 신랑감은 남아도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지하철 차량에 부착, 홍보활동에 나섰다.

< 남궁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