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대만사이에 오는 9월중 정기항공로가 개통되는 등 올들어 양국
관계가 급속히 개선돼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홍콩 무역관 보고에 따르면 오는 9월15일
마카오-평양간 정기항공로가 개통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자동적으로
타이페이-마카오-평양을 연결하는 정기항공로가 열리게 됐다는 것.

대만과 북한간에는 지난 5월말 관광전세기가 평양을 한차례 다녀온 적이
있는데 이번 정기항로 개통에 따라 대만인의 북한관광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앞서 대만과 북한은 지난 3월 북한 국제무역촉진위원회 김정기
서기장이 대만을 방문했으며 5월초에는 북한 조선국제여행사가 타이페이에
총대리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올들어 부쩍 관계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있다.

또 오는 9월에도 대만의 전국공업총회가 주선한 투자조사단이 나진.선봉
지역과 남포공단 일대의 투자환경조사를 위해 방북키로 하는 등 앞으로도
대만과 북한간의 다각적인 상호교류 일정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무공은 설명했다.

무공은 특히 양측의 이같은 관계개선 배경에 대해 <>외교적 고립탈피와
경공업부문의 생산기지 이전이라는 대만의 정책방향과 <>대동남아진출
교두보 확보와 대만자본 유치를 통한 경제난 극복이라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무공은 그러나 양측 모두 중국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러한 관계개선 시도는 아직 민간차원에 머물고 있으며 정부차원의 급속한
관계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양국간 접촉창구로는 북한의 경우 국제무역촉진위원회, 대만쪽
에서는 국민당 사업기구인 유태공사가 각각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