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결 < 국제상사 대표이사 >

우리가 살고있는 지금의 시대를 정보화시대라고 한다.

"정보의 홍수" "정보화 혁명"이라는 말을 넘어 정보를 가진 자가 미래를
지배하리라는 미래학자들의 예언에까지 이르면 필자같은 사람은 괜스레
긴장감을 느끼게 된다.

정보화란 과연 이토록 거창한 것일까.

노구치 유키오의 "초정리법-시간편"(고려원미디어간)을 보면 정보화시대를
앞서간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게된다.

저자는 일본에서 "초면강법" "컴퓨터 초업무법"등의 베스트셀러 행진으로
낙양의 지가를 올린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려 한 점은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정보의
능동적인 지배자가 되려면 먼저 시간에 대한 관념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갖기쉬운 잘못된 관념은 "정보관리는 곧 분류"라는 고정된
생각이다.

그러나 모든 정보를 미리 마련해둔 분류 틀에 억지로 끼워 넣는 것처럼
부자연스런 일은 없다.

시간의 순차적 흐름 그대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고안해낸 방법이 예컨대, 개별정보를 시간순으로 밀어내며
관리하는 "밀어내기 파일링"같은 것이다.

이런 방법은 정보관리뿐 아니라 시간 자체를 관리하는데도 적용된다.

전화가 메모, 메모가 보고서, 보고서가 지시서로 바뀌면서 이들 문서에
들인 각각의 시간을 고려할 때 시간이 얼마나 낭비되는 것인가.

들어온 팩스에 간단한 메모를 추가하여 처리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훨씬
단축될뿐 아니라 정보 또한 생생하게 보존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방법들은 저자가 제시하는 많은 노하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 책을 보면서 정보화란 거창한 무엇이 아니라 내 앞에 놓여진 정보
하나부터 제대로 처리하는 기술임을 새삼 실감케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