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가 전자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주 42시간 근무제"를 도입,
전자업계가 착잡하다.

대우전자는 26일 본사에서 노사협상을 갖고 "주42시간 토요격주휴무제"
도입에 노사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대우는 그동안 "0-8-0-8" 시스템의 토요격주휴무제를 채택해 한달 네번의
토요일 가운데 두번은 휴무하고 두번은 8시간씩 근무해왔다.

대우는 이번에 이 시스템을 "0-4-0-4"로 바꿔 근무하는 토일일엔
정오까지만 일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대우전자는 중공업 자동차등 그룹내 주력 회사들이 이미 지난해
근로시간을 단축한데 이어 올들어서도 조선 기전 오리온전기 코람프라스틱
등 계열사들이 잇달아 주 42시간제를 채택해 도입해 "할 수 없이"
주 4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토요격주휴무제가 확산되고 있어 생산직 사원들이
격주 토요 종일 근무에 반대해와 요구를 들어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실제로 이제까지 종일 근무하는 토요일에 젊은 근로자들의
생산성이 오르지 않았다"며 "주42시간 근무에 따른 생산성 감소효과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대우전자의 "양보"로 전자업계에도 "근무시간 단축 바람"에 불자 삼성
LG 현대전자등은 당장은 몰라도 내년에는 노조가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며
우려하고 있다.

전자사들은 삼성과 LG의 경우 이미 올해 임단협을 끝낸데다 현재 임단협
교섭 중인 현대전자의 경우도 노조나 회사측이 모두 근로시간단축 문제는
거론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사의 경우 비교적 쾌적한 근무환경과 임금수준이
높아 근로시간문제는 임단협에서 논의의 대상이 아니었다"며 "대우의
근로시간 단축이 전자업계 근로자들의 기대치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근로조건과 임금에서 경쟁체제에 있는 전자업계의 특성상 앞다퉈
주 42시간제을 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자업체들은 현재 현재 삼성과 LG의 경우 1,3주 토요일 8시간 근무,
2, 4주 휴무의 형태로 "0 8 0 8"시스템의 주 44시간 근무제를 채택하고
있다.

현대전자는 토요일 4시간 정상근무를 하는 주 44시간 근무제다.

경총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호황을 누린 자동차 조선 전자등 업종이
잇달아 근로시간 단축에 나서는 것은 대기업의 책임을 망각한 행위"라며
"노사가 국가 경쟁력제고를 위한 새로운 생산성향상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