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홍콩의 중국반환에 대비해 체결을 추진해온
한.홍콩간 투자보장협정이 조만간 타결될 전망이다.

14일 외무부당국자는 "양측은 그동안 투자분쟁중재기구를 놓고 이견을
보였으나 최근 재정경제원과 협의한 결과 홍콩이 제의한 유엔상거래법위원회
(UNCITRAL)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무부는 재경원으로부터 2~3일내 서면으로 공식의견을 통보
받는대로 협정최종안을 홍콩측에 제시한 후 빠르면 다음달중 서명 등의
발효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당국자는 "투자분쟁중재기구를 제외한 다른 사항에 대해서는 양측이
이견이 없었던만큼 사실상 타결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외국과의 투자보장협정에 통상적으로 65년 워싱턴협약에 따른
"국제투자분쟁해결본부"를 분쟁해결기구로 명시했으며, 일반상거래까지
다루는 UNCITRAL은 투자전문중재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그동안 홍콩측안
수용에 난색을 표명해왔다.

한.홍콩간 투자보장협정이 체결되면 홍콩이 내년 7월1일 중국에 반환
되더라도 홍콩에 대한 우리기업의 투자 등에 대해서는 한.중투자보장협정이
적용되지 않게 된다.

한.중투자보장협정은 수교당시의 특수상황을 고려해 분쟁해결기구로
국제적인 중재기구가 아닌 워싱턴협약정신에 따른 양국간 별도위원회를
두기로 해 투자보장면에서 다소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홍콩과의 투자보장협정에 중재기구로 규정될 UNCITRAL은 지난 66년
유엔총회결의에 의해 상거래분쟁을 중재할 목적으로 설치됐으며 본부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다.

홍콩은 워싱턴협약에 따를 경우 개별적인 분쟁사안마다 중국과 협의할 경우
불필요한 간섭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을 우려해 중재기구로 유엔산하
기구인 UNCITRAL을 두기를 희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허귀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