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응급실에 후송되는 환자 10명중 9명이 위급한 환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에 의뢰,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전국의 응급의료센터 등 3백44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응급의료체계 운영실
태를 조사,27일 공개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응급실 후송환자중 88.3%가
"중증도 분류지표"에서 정상으로 평가됐다.

또 후송환자 가운데 실제 입원치료까지 받은 경우는 10명중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도 분류지표는 생체징후를 나타내는 혈압과 맥박수 및 의식상태 등을
9점만점으로 점수화한 것으로 9점은 정상이며,점수가 낮을수록 증세가 심한
것을 나타낸다.

의료관리연구원측은 심근경색환자의 경우 맥박과 호흡은 정상이어서 분류
지표상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는등 예외적인 경우도 있으나 9점 만점은 대부
분 증세가 가벼운 환자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응급실 후송환자 가운데 중증환자나 전문적 처치가 필요한 환자들
의 비율이 적어 후송환자중 실제 병실에 입원하는 환자의 비율은 22.9%에
불과했다.

한편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지정,운영중인 응급의료센터의 경
우 해당 지역의 모든 응급환자를 진료할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도 다른
곳으로 후송하는 경우가 연간 4백20명에 달했다.

후송 이유는 중환자실이나 전문의부족등 병원측 사정으로 인한 경우가 58
.8%를 차지했다.

일반 병.의원이 대학병원등 3차병원으로 응급환자를 후송,진료를 의뢰할
때 사전에 상대 병원에 연락을 취하는 경우는 22.9%에 불과했다.

또 진료의뢰서를 함께 보내는 경우는 71.5%였으며,응급촬영 방사선 필름
은 69.8%,각종 임상병리 검사결과는 90.9%를 보내지 않아 도착병원에서 다
시 검사를 실시하는등 시간과 경비를 낭비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더욱이 다른 병원으로 응급환자를 후송하면서도 앰뷸런스에 의사나 간호사
등 전문 의료인력을 동승시키는 경우는 전체의 11.5%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