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자본및 중국자본과의 연계가 홍콩반환이후 비즈니스 성공의 열쇠다"
(조직행 포철 홍콩현지법인 지사장)

이들 자본이나 기업들과의 협력관계가 앞으로 중국진출및 홍콩투자의 안전
장치 역할을 할수 있다는 얘기다.

가장 주목해야 할 사람은 포브스지 선정 96년 세계 6대 자본가로 홍콩에
사업기반을 갖고 있는 화교 이가성 청쿵(성공)그룹회장.

"우리기업들도 어떤 형태로든 이가성과 교분을 쌓아오고 있다"(김고중
현대종합상사홍콩지사장)

이회장의 주력기업인 허치슨 왬포아(Hutchison Whampoa)사는 지난 6월5일
32개 은행 컨소시엄으로부터 9년만기 15억달러의 자금차입에 성공했다.

이는 화교자본가들이 홍콩경제의 핵이라는 국제금융가의 평가와 신뢰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전세계 3백76명 화교부호들의 재산은 4천18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중에서 이가성회장의 재산은 80억달러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홍콩의 총생산은 대략 1천4백25억달러 내외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생산활동 대부분이 합종연형식으로 자금동맹을 맺고 있는
화교자본가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기 때문에 97년 중국으로의 귀속
이후에도 홍콩이 종래의 번창하는 경제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냐
하는 것은 이들 화교의 손에 달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구달굉 홍콩
무역발전국 부사장)

더구나 홍콩을 주사업장으로 하는 화교기업가들은 물론이고 전세계 화교
자본가들의 대부분이 부동산과 금융업체를 모기업으로 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에도 이들 업종에 상당수 자본이 투입돼 있다.

따라서 이들이 오는 97년7월 이후 홍콩경제의 침체 또는 붕괴를 수수방관
하지는 않으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들 화교자본과 더불어 97년7월 이후 홍콩경제의 미래를 떠받쳐줄 또 다른
안전장치로는 홍콩에 진출한 중국자본을 꼽을 수 있다.

"홍콩에 진출한 중국자본은 대략 2백60억~3백억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이 홍콩에 설립한 중자기업협회(중국기업들의 상공회의소격) 회원사수는
무려 3천2백70개사를 넘고 있다. 주홍콩 일본상공회의소 회원사수가
7백여개이며 주홍콩 한국상공회의소 회원사수가 3백20개인데 비하면 홍콩에
있는 중국기업들의 존재가 주는 무게를 쉽사리 짐작할수 있다"(이성배
KOTRA 홍콩무역관 수석이코노미스트)

홍콩에 투자된 중국자본들도 역시 97년7월이후 홍콩경제가 침체돼 그에따라
동반침몰하는 사태의 발생을 바라보기만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96년6월 현재 홍콩 증권시장에는 이미 21개 중국 국유(국영)기업들이
상장돼 있기도 하다.

"홍콩에는 이미 중국권력의 상층부 자녀들이 상당수 외국기업에 포진하고
있다. 그들이 다각적인 경로로 홍콩경제의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중국정부
고위층에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현재 홍콩내 주요 다국적
금융회사들, 특히 펀드매니징 회사들이 일부러 이런 중국 권력층 자녀들을
직원으로 모시는(?) 것은 다른 이유에서가 아니다"(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투자신탁회사의 윌리엄 엡스워드 조사부장)

예를들어 베어스스턴스사엔 등소평의 오랜 비서관 생활을 통해 중국
권력층인사의 맥을 짚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조자양의 사위 정관근의
아들이 근무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사엔 97년7월이후 홍콩문제를 실무적으로 책임질 로평의 아들이
근무한바 있고 퍼스트 보스턴사엔 정관근의 딸과 함께 주용기의 아들도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화교기업인들은 어릴때부터 투전을 통해 판세를 읽는 감각을 익히고
청루항설을 통해 정보수집과 분석의 감각을 익힘으로써 일엽지추의 발빠른
변신으로 주위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기업경영의 묘를 발휘한다"
(트레저랜드부동산회사의 하가위부사장)

< 홍콩=최필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