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물새는 경제..유화선 <부국장대우/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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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오묘함은 그 역설에 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산이 높으면 골도 깊게 마련이다.
경제 현상에서도 이런 역설이 존재한다.
불경기 속에서 호경기의 싹이 자라나는가 하면 호황의 이면에는 불황의
씨앗이 도사리고 있는 법이다.
경제는 분명 돌고 돈다.
한국 경제의 역정도 그랬다.
8.15광복이후 40년대 원초적 불황으로 헤맸던 한국 경제는 50년대 후반
미국의 원조 덕택에 그럭저럭 굴러가는 듯 했으나 이내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정치구호가 나올 정도로 악화되고 만다.
그때가 60년대 초반. 이렇게 시작된 60년대는 "성장 이데올로기"
정책에 드라이브가 걸린 후 연대말 찾아 온 월남 특수를 누린다.
그러나 70년대 초반 다시 위기를 맞는다.
73년 1차 오일쇼크는 한국 경제를 부도 일보 직전까지 몰고 갔다.
다시 기사회생의 전기가 된것은 역시 연대 후반의 중동 건설 붐이었다.
80년대 초반에도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첫해부터 건국이래 최초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제는 또
고꾸라졌다.
그러나 다시 연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단군 이래 최고"의 호황을
안겨다 준 3저 신풍이 불어왔다.
경기순환의 경험칙은 90년대에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80년대 말 시작된 노사분규의 강풍 등은 90년대 초 한국 경제를 다시
코너로 몰아 넣었다.
90년대 중반 신3저와 반도체 경기로 하늘 높게 뛰어오르던 경제는
요즘 다시 랜딩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이렇게 호.불황 사이클이 10년 간격으로 반복하면서
"10년 주기설"을 검증시켜 줬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얻는 "행간의 교훈"마저 "순환의 법칙"으로
호도할 까닭은 없다.
지난 50여년간 한국 경제가 밟아 온 궤적을 조금만 눈여겨 살펴 보면
불황 끝에 찾아왔던 호황이 결코 우연한 것도, 또는 외생 변수에만 힘입은
것도 아님을 깨닫게 된다.
불황의 한 복판에서 "훗날"을 도모하는 준비가 있었을때 경기는 빠른
템포로 확장국면으로 옮겨 갈수 있었다.
예컨대 80년대 후반의 3저 호황은 연대초 정부의 강력한 안정화
시책덕을 톡톡히 본 것이었다.
이와 정반대되는 경험도 우리는 했다.
호황때 먼 앞날을 내다보며 "신발 끈 죄는 노력"을 등한히 했을 때
경제는 급전직하의 쇠락을 맛봤다.
3저 호황의 끝물 속에 출범했던 6공 정부가 그런 경우였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그때 주택 300만호 건설과 같은 인기영합적
시책 대신 도로 항만 등 SOC 투자에 노력을 기울였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 한국 경제는 어떤 전철을 밟고 있는가.
소프트 랜딩이냐, 하드 랜딩이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호황을 기약할 출구만 있다면 말이다.
"땅 한평에 50만원, 심지어 100만원씩 하는데 정신나간 사람이 아니면
누가 공장을 지을 것이며,남보다 두배나 무거운 모래주머니(금리)를 달고
달리기 경주를 하겠다는 기업인이 어디 있겠느냐"는 어느 중견기업 사장의
말은 한국경제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두자리 수 임금인상이 관성화돼 있고 노사분규가 끊이지 않는 상황을
두고 재계총수들이 라웅배부총리에게 "이 나라에 대처(전 영국총리)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처 4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넋두리도 마찬가지다.
"사회전체가 나사가 풀려 있고 곳곳에서 물이 새고 있는데도 너나 할
것없이 놀고,먹고,마시는데 정신이 팔려 흥청망청 돈을 쓰는 데만 이골이
나 있다"는 한 원로 기업인의 탄식은 또 어떤가.
더큰 문제는 우리가 쓰는 돈이 빚으로 얻은 "거품 돈"이라는데 있다.
GDP (국내 총생산)대비 몇 퍼센트 안되기 때문에 "1,000억달러 외채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게 일부 먹물 묻은 사람들의 논리이긴 하나
빚이란 게 그런 것이 아니다.
밤잠을 안자고 이자가 이자를 까면서 불어나는 게 빚의 속성이다.
사회 전반에 수도꼭지가 열려 있지만 누구하나 잠글 생각을 않고 있다.
정부 기업 가계 할것 없이 경제주체 모두가 그저 오불관언이다.
유식한 말로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고 하지만 이게 1996년 한국경제의
자화상이다.
경제 각 부문의 이완을 그대로 둔채 "때"가 된다고해서 또 호황이 찾아
오겠는가.
"10년 주기설"같은 "자연의 오묘한 역설"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만을
돕는다"는 또 다른 자연의 법칙에서만 가능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일자).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고,산이 높으면 골도 깊게 마련이다.
경제 현상에서도 이런 역설이 존재한다.
불경기 속에서 호경기의 싹이 자라나는가 하면 호황의 이면에는 불황의
씨앗이 도사리고 있는 법이다.
경제는 분명 돌고 돈다.
한국 경제의 역정도 그랬다.
8.15광복이후 40년대 원초적 불황으로 헤맸던 한국 경제는 50년대 후반
미국의 원조 덕택에 그럭저럭 굴러가는 듯 했으나 이내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정치구호가 나올 정도로 악화되고 만다.
그때가 60년대 초반. 이렇게 시작된 60년대는 "성장 이데올로기"
정책에 드라이브가 걸린 후 연대말 찾아 온 월남 특수를 누린다.
그러나 70년대 초반 다시 위기를 맞는다.
73년 1차 오일쇼크는 한국 경제를 부도 일보 직전까지 몰고 갔다.
다시 기사회생의 전기가 된것은 역시 연대 후반의 중동 건설 붐이었다.
80년대 초반에도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첫해부터 건국이래 최초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제는 또
고꾸라졌다.
그러나 다시 연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단군 이래 최고"의 호황을
안겨다 준 3저 신풍이 불어왔다.
경기순환의 경험칙은 90년대에도 어김없이 이어진다.
80년대 말 시작된 노사분규의 강풍 등은 90년대 초 한국 경제를 다시
코너로 몰아 넣었다.
90년대 중반 신3저와 반도체 경기로 하늘 높게 뛰어오르던 경제는
요즘 다시 랜딩하고 있다.
한국경제는 이렇게 호.불황 사이클이 10년 간격으로 반복하면서
"10년 주기설"을 검증시켜 줬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얻는 "행간의 교훈"마저 "순환의 법칙"으로
호도할 까닭은 없다.
지난 50여년간 한국 경제가 밟아 온 궤적을 조금만 눈여겨 살펴 보면
불황 끝에 찾아왔던 호황이 결코 우연한 것도, 또는 외생 변수에만 힘입은
것도 아님을 깨닫게 된다.
불황의 한 복판에서 "훗날"을 도모하는 준비가 있었을때 경기는 빠른
템포로 확장국면으로 옮겨 갈수 있었다.
예컨대 80년대 후반의 3저 호황은 연대초 정부의 강력한 안정화
시책덕을 톡톡히 본 것이었다.
이와 정반대되는 경험도 우리는 했다.
호황때 먼 앞날을 내다보며 "신발 끈 죄는 노력"을 등한히 했을 때
경제는 급전직하의 쇠락을 맛봤다.
3저 호황의 끝물 속에 출범했던 6공 정부가 그런 경우였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그때 주택 300만호 건설과 같은 인기영합적
시책 대신 도로 항만 등 SOC 투자에 노력을 기울였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요즘 한국 경제는 어떤 전철을 밟고 있는가.
소프트 랜딩이냐, 하드 랜딩이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호황을 기약할 출구만 있다면 말이다.
"땅 한평에 50만원, 심지어 100만원씩 하는데 정신나간 사람이 아니면
누가 공장을 지을 것이며,남보다 두배나 무거운 모래주머니(금리)를 달고
달리기 경주를 하겠다는 기업인이 어디 있겠느냐"는 어느 중견기업 사장의
말은 한국경제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두자리 수 임금인상이 관성화돼 있고 노사분규가 끊이지 않는 상황을
두고 재계총수들이 라웅배부총리에게 "이 나라에 대처(전 영국총리)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처 4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넋두리도 마찬가지다.
"사회전체가 나사가 풀려 있고 곳곳에서 물이 새고 있는데도 너나 할
것없이 놀고,먹고,마시는데 정신이 팔려 흥청망청 돈을 쓰는 데만 이골이
나 있다"는 한 원로 기업인의 탄식은 또 어떤가.
더큰 문제는 우리가 쓰는 돈이 빚으로 얻은 "거품 돈"이라는데 있다.
GDP (국내 총생산)대비 몇 퍼센트 안되기 때문에 "1,000억달러 외채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게 일부 먹물 묻은 사람들의 논리이긴 하나
빚이란 게 그런 것이 아니다.
밤잠을 안자고 이자가 이자를 까면서 불어나는 게 빚의 속성이다.
사회 전반에 수도꼭지가 열려 있지만 누구하나 잠글 생각을 않고 있다.
정부 기업 가계 할것 없이 경제주체 모두가 그저 오불관언이다.
유식한 말로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라고 하지만 이게 1996년 한국경제의
자화상이다.
경제 각 부문의 이완을 그대로 둔채 "때"가 된다고해서 또 호황이 찾아
오겠는가.
"10년 주기설"같은 "자연의 오묘한 역설"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만을
돕는다"는 또 다른 자연의 법칙에서만 가능하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