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산업부가 1일 발표한 "6월중 수출입동향(잠정)"은 무역적자가 심화되는
추세속에서 수출입증가율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전체수입둔화에도 불구하고 소비재수입만은 증가율이 30%에 육박하는
폭증세를 보인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6월에도 수출부진이 이어져 2.0%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 93년 1월 마이너스 1.2%이후 3년 5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로써 1~6월중 수출증가율은 11.8%에 그쳤다.

수출부진은 주력수출업종인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이 지난 4월이후 내리
3개월째 마이너스수출증가율을 기록한게 주원인이다.

반도체수출가격은 16메가D램 기준 개당 16달러로 작년 같은기간의 40%
수준대로 뚝 떨어졌다.

통산부의 이재길무역정책심의관은 주요수출제품의 가격하락과 세계경제성장
률및 교역증가율둔화, 엔저에 따른 상대적인 경쟁력약화로 이처럼 수출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부진속에 수입이 현저히 둔화된 것이 6월 무역동향의 또다른 특징이다.

수입증가율 1.7%는 93년 10월의 마이너스 3.3%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입둔화의 주원인이 자본재수입이 현저히 줄었기 때문이다.

이달들어 20일까지 자본재수입증가율은 마이너스 1.4%를 기록했다.

일반기계나 중전기기등이 모두 마이너스수입으로 돌아섰다.

경기둔화에 따른 투자부진 탓으로 풀이된다.

한덕수통상무역실장은 "주요 투자프로젝트가 상당부분 마무리됨으로써
이처럼 자본재수입이 준 것같다"고 말했다.

자본재수입둔화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자본재수입증가율은 지난 4월 4.5%에서 5월 2.7%로 떨어지고
이달들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어 둔화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앞으로 경제성장능력을 확충하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이로써 상반기전체 수입증가율은 12.0%를 기록했다.

그간 문제로 지적돼온 소비재수입증가세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달들어 20일까지 자본재수입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에서 소비재는
26.3%에 달했다.

시장개방으로 외국제품이 물밀듯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개인들의 씀씀이가
헤퍼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승용차수입증가율이 이달들어 20일까지 51.2%에 달하고 휴대용전화기
가구류 화장품수입도 폭증하는 추세다.

무역적자폭증세는 일시적이나마 진정됐다.

6월 무역적자 5억6천3백만달러는 작년 6월에 비해 3천4백만달러 적은 수준
이다.

상반기 무역적자는 79억3천9백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9억1천6백만달러 늘어난 규모다.

6월 적자폭은 줄었지만 지난 4,5월 적자가 워낙 커 상반기 전체 무역적자가
작년같은기간보다 늘어나게 된 것이다.

지금같은 수출입추세라면 무역적자가 쉽사리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반도체등 주요 제품의 수출가격이 회복되는데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

수출동향을 가늠할수 있는 신용장(LC)내도증가도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소비추세와 맞물려 물꼬가 터진 수입을 억제하기도 그리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개별수출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다각적인 각도에서 점검,
해당업계의 경쟁력을 높일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또 과소비로 흐르고 있는 사회분위기를 정부와 민간이 자율적으로 추스려
나갈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고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