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실시되는 러시아대통령선거의 결선투표는 보리스 옐친대통령
(1차득표율 35.06%)과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위원장 (31.96%)중 최다
특표가 대통령을 차지하게 된다.

옐친은 1차투표에서 3위를 한 알렉산드르 레버드 (14.7%)를 국가안보
위원회 서기로 영입했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는 옐친이 주가노프를 크게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옐친측에도 불안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째 이번 결선투표의 투표율이 얼마나 되느냐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옐친대통령을 지지하는 젊은층이나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다차"
(별장)에 가는 유권자의 표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옐친진영은 지금까지 보통 일요일에 실시했던 투표일을 평일로
지정했고 또 "별장족"을 위해 자택근처 투표소에 신고하면 별장부근
투표소에서 투표할수 있도록 했다.

둘째 불안요인은 투표일을 앞두고 증폭된 옐친의 건강악화 의혹이다.

옐친은 지난달 25일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옐친측근은 "목소리가 잠겼을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그는
두차례나 심장발작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

마지막 불안요인은 러시아 대통령선거법상 결선투표에서 최다득표자가
당선되려면 "두 후보에 반대"하는 표보다 많아야 한다.

가령 공산당은 싫지만 옐친대통령도 싫다는 유권자의 표가 "두 후보
모두 반대"란으로 흐르지 않을까하는 우려이다.

역사학자 프르만은 옐친대통령을 "거칠고 품위가 없으며 전 공산당
간부의 체질 그대로"라고 평하고 있다.

또 사회학자 그루진은 "옐친은 "국부"처럼 행세하고 있다.

러시아는 차르 (황제) 레닌 스탈린 브레즈네프 등 줄곧 "국부"가 지배해
왔었고 옐친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옐친 캠프측은 "개혁자 옐친"보다 "소박하고 튼튼한 농민"이란
이미지를 선거기간중 심었다.

주가노프가 이론가이긴 하지만 민심을 장악하는 카리스마에 약하기
때문에 "믿음직한 사나이"를 연출한 것이다.

반면에 지식인들은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옐친에게 거리를 두고 있다.

또 레버드 지리노프스키 (1차투표때 득표율 5.76%)의 표가 그대로
옐친에게 간다는 보장도 없다.

이번 러시아 대통령결선투표는 옐친 우세속에 "결과는 개표해 봐야
안다"는 혼전양상이라 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