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결선투표를 앞두고 수일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건강
이상설이 나돌던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1일 러시아텔레비전 방송에
나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옐친 대통령은 TV 화면에서 몸이 굳어 보이고 약간 쉰 목소리를 냈으나
분명한 어조로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으며 그것을 할 힘과 의지,
그리고 결단력을 갖고 있다. 이제 여러분들의 지지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에 약 2분간에 걸쳐 방송된 옐친 대통령의 연설은
당일 녹음된 것이라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러시아 TV 방송은 또 이날 옐친 대통령이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와
업무 협의를 나누는 모습도 방영했다.

TV 방송 뉴스는 옐친 대통령이 서방선진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하고
돌아온 체르노미르딘 총리로부터 회담 결과를 보고받았으며 아울러 3일로
다가온 대통령 결선투표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옐친 대통령은 지난달 26일부터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아 그의 건강에
이상이 생겨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옐친
대통령은 이날로 예정됐던 미르챠 스네구르 몰도바 대통령과의 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옐친 대통령은 지난 4일간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휴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보좌관들은 그가 1차투표 과정에서의 과로로 인해 목이
쉬었을 뿐이며 다른 건강상의 문제는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