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당국은 올 총통화 (M2)증가율을 당초 목표선인 11.5-15.5%에 구애받지
않고 신축적으로 통화를 공급키로 했다.

2일 통화당국에 따르면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은 지난달말 가진 정책협의회
에서 지난 5월부터 신탁제도가 개편된데다 이달부터 투금사가 종금사로
전환하고 오는 9월부터 콜시장이 개편되는데 따른 자금이동을 충분히 반영,
통화관리를 M2에 연연하지 않고 "M2+CD (양도성예금증서)"와 "MCT (M2+CD+
신탁)" 등 광의의 지표를 중심으로 운용키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올 M2 증가율은 통화당국이 연초에 설정한 11.5-15.5%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이와관련, "지난 5월부터 실시된 신탁제도개편으로
총유동성은 변함이 없는데도 M2 증가율은 1.4% 포인트 높아졌다"며 "이같은
제도개편에 따른 자금이동을 감안, M2 증가율을 연간 목표선인 15.5%에
연연하지 않고 신축적으로 운용한다는게 통화당국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도 "M2+CD나 MCT 등 광의의 통화지표 증가율은 거의
변함이 없는데도 M2 증가율만 높아지는건 문제"라며 "MC나 MCT M3 등 광의의
지표를 봐가며 통화를 운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금융계에서는 통화당국의 이같은 방침을 당장 하반기가 시작되는 이달부터
통화를 신축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통화당국이 중심통화지표를 현행 M2에서 M2+CD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과도적으로 통화관리도 광의의 지표중심으로 운용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한은이 신주처럼 모셔왔던 M2 증가율
목표를 포기하겠다는건 정부의 경기부양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물가상승 등 국내 경기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하영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