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우 전 총리는 2일 한국은행에서 간부직원들을 상대로 "국제화시대의
중앙은행"이라는 제목의 경제특강을 했다.

다음은 강연요지.

앞으로 정보화시대에는 지식이 매우 중요해지고 특히 정보관리를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전제아래 국제화시대를 맞아 중앙은행이 수행해야 할 책무는
단기자본도입에 대한 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단기자본은 들어오기 쉽지만 경제에 적신호가 나타났다거나 정치적 변동에
따라 나갈 때는 일시에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또 정보기술의 발달로 전자화폐가 도입되면 통화에 대한 개념이 달라질
것이므로 통화관리 방법도 재검토해야 한다.

금융의 자원배분기능에도 큰 관심을 쏟아야한다.

당분간 정부는 국책은행을 통해 금융의 배분에 간여하겠지만 앞으로는
민간부문이 자원배분기능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원배분기준은 수익성이 될 것이다.

은행들은 종전처럼 외형에 치중하고 리스크관리에 소홀히 할 경우 반드시
도태되고 말 것이다.

지금까지 은행은 "재벌은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계속 지원하면서
안이한 경영을 해왔다.

오늘날 재벌이 비대화된 근본원인도 사실 따지고 보면 금융관행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대출을 기피해 왔으나
앞으로는 중소기업에도 대출을 하면서 현대금융기법을 습득해서 리스크
관리에 성공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특히 파생금융상품 및 유가증권 투자 등 위험이 큰 투자상품이 많아지고
있고그 거래규모가 급증할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제화시대에서는 국제기관으로부터 국내은행이 경영평가를 받기 때문에
은행감독기능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