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의 해외진출도 다운스트림에서 업스트림까지-."

포철의 인도네시아 현지 제철소(미니밀) 건설은 그동안 국내 철강업체들의
해외진출 흐름을 1백80도 바꿔 놓는 의미가 있다.

기존의 해외투자가 강관이나 아연도금강판 등 2.3차 가공제품
중심이었던데 반해 이번엔 쇳물을 만드는 제철소의 진출이란 점에서 그렇다.

이는 해외에서 쇳물부터 최종제품까지 만드는 일관생산체제를 갖춘다는
뜻도 된다.

일본에 앞서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동남아시장을 둘러싼 일본과의
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올라설 수있게 됐다고 철강협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자국에서 소재를 갖다가 가공.판매하는 일본과 달리 현지에서 소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있게 됐다는 것이다.

포철의 해외 제철소 건설은 앞으로 다른 철강사들의 해외진출 러시를
더욱 가속시킬 전망이다.

원료의 안정적인 확보와 현지 시장공략을 위해 밖으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철강업계의 해외투자를 가속시킬 얘기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철강업체들의 해외진출은 최근들어 "엑소더스"를
방불케 한다.

투자내용은 제철 원료에서부터 최종 제품까지, 투자지는 동남아 중국
중남미 미국 중동등 전세계에 걸쳐있다.

해외진출의 최전선엔 역시 포철이 서있다.

지난 92년 베트남에 포스비나 비나파이프등 아연도강판과 강관공장을
지어 가동중인 이 회사는 지난 4월 중국 대련시에 연산 10만t 규모의
아연도금강판공장을 착공했다.

원료공장으론 브라질에 펠릿, 베네수엘라에 고철대체재인 HBI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미국에선 냉연생산업체인 UPI를 운영하고 있다.

포철은 인도네시아 제철소가 최종 완공되면 해외조강 생산능력이
연산 2백만t으로 국내생산 2천8백만t과 합쳐 총 3천만t 생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오는 2000년대엔 해외에서만 연간 1천만t의 생산능력을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한보철강은 베네수엘라에 연산 1백만t 규모의 HBI공장을 올 3월
착공했다.

이 회사는 인도에 펠릿 합작공장및 중국 천진과 동남아등지에 강관
열연 냉연코일 가공공장 설립을 계획중이다.

동국제강 역시 베네수엘라에 DRI(직접환원철)등을 연간 2백만t씩
생산하는 공장투자에 나섰다.

현대강관의 경우 베트남과 중국 훈춘에 이어 바레인에 연산 7만2천t의
소구경관공장을 건설한다고 지난 5월 발표했다.

동양철관도 내년 중반까지 연간 10만t 생산능력의 강관공장을
말레이시아에 건설키로 했다.

삼미그룹은 미국에 삼미알텍사라는 회사를 만들어 세계 최대 특수강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양석판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연산 20만t 규모의 석도강판 공장
건설을 거의 마무리 했으며 내년 7월께 중국 해남성에도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포철 관계자는 "철광석등 원료를 외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가절감을 위해 철강회사들의 해외생산체제 구축은 불가피하다"며
"업계의 해외투자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차병석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