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경의 대표적인 신세대거리인 신주쿠에서 요즘 흔하게 볼수 있는
광고물 하나가 있다.

바로 "이성교제를 원하십니까? 대신 도와드리겠습니다"라는 이성교제대행
업체인 아이템코퍼레이션(Item Corperation)사광고다.

우리나라의 새내기 계층이라 할수있는 신신인류세대가 서구화의 첨단에
서서 거리낌없이 포옹하고 키스하는 거리에서 다소 동양적 비즈니스같은
이 사업이 놀랍게도 창업1년만에 하루평균 50여명이 이용할 정도로 번창하고
있는 것이다.

프로포즈를 직접할만한 용기가 없는 남성을 대신해서 짝사랑하는 여성에게
만나볼 것을 권해 주는 이사업은 다분히 고전비즈니스로 분류할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여성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대행사스탭들의 연기력(?) 때문이다.

남성의 의뢰를 받은 스탭이 역할을 분담해 여성에게 말을 걸어 영화나
식사를 같이하도록 유도해 주면 업무는 끝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재미있다.

신주쿠역 2번출구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스탭이 기다리던 여성이
나타나자 브로셔를 보여주며 "안녕하세요. 이성교제 대행업체에서 나온
큐피트입니다"라고 말을 걸자 그여자는 무심결에 멈춰선다.

"사실 다나카라는 사람이 이세상에서 당신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고
전해 달라는데 의향이 있으십니까?"라는 등의 질문으로 동행할 것을 유도
하면 대부분 따라온다는 것.

이때 가장 신경써야할 점은 상대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것이라는
스탭의 설명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사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며 대화도중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해서 의뢰인과의 조화를 이룰 가능성이 있음을 암시해 주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한다.

데이트에 응해주는 확률은 70%이며 주선해 주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0분으로 다소 길다.

이에따른 대행수수료는 5천엔으로 신청시 2천엔을 받고 성공했을 경우
사례비로 3천엔을 받는다.

의뢰자는 학생이나 샐러리맨이 많지만 간혹 젊은 여성이 의뢰해 오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남성대비 여성의 수가 갈수록 적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인기업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는 아직 이러한 비즈니스가 없지만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는 업체는
있다.

"미팅주선업"이 그것인데 일본과 상황은 다소 다르다.

프로포즈를 직접 하지 못하는 심약한(?) 고객이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 놓고
적극적으로 주선을 의뢰하는 적극파가 고객이란 점이다.

같은 동양권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가능성은 있으나 우리의 정서와 맞아
떨어지려면 시행착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비즈니스로 평가된다.

지금 도입한다면 최소한 2-3년은 견딜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 이형석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 02-761-3511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