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가 국내에선 처음으로 전기차를 실용화한다.

삼성자동차 기술연구소장 이재환상무는 4일 "전기자동차 40대를
시험적으로 생산, 하반기부터 삼성전자 영업소의 애프터서비스용
차량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자동차 태안연구소에서 개발한 이 전기차는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발표했던 "SEV-III"를 기본으로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한 모델이다.

최고시속 1백30km, 1회 충전으로 1백80km 를 운행할 수 있다.

배터리는 납축전지를 사용했고 알루미늄 프레임 구조에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FRP) 차체를 채택, 경량화 효과를 극대화했다.

삼성자동차는 이 전기차를 삼성전자 대리점에서 시범운행한 뒤
수요자가 원할 경우 시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차 개발에는 삼성전기 삼성전자가 함께 참여했으며 모터 컨트롤러등
핵심 부품은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삼성이 전기차를 서둘러 내놓은 것은 삼성자동차를
위한 홍보효과와 함께 삼성전자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개발한 전기차는 기존 납축전지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이번과 같은 용도외에 실제 양산에는 문제점이 많다"고
보고있다.

현대 기아는 이미 2~3년전부터 전기차를 울산시와 광명시에 기증,
환경감시 차량용으로 활용토록 했으나 전기충전시설등의 문제로 실제
운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니켈 메탈을 사용한 엑센트 전기차를 개발했다.

이 차는 최고속도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각각 1백40km 와 3백90km 에
달하며 시속 1백km 도달시간이 15초에 불과하다고 회사측은 밝히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지난 88년 전기차를 개발, 올림픽 마라톤 선도차량으로
선보이는 등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해 현재 실용화 단계에 와 있다.

대우자동차는 지난 4월 씨에로를 기본 모델로 한 최고속도 1백20km
의 전기차를 개발, 선보인바 있다.

그러나 이들 차량 충전시간이 길어 본격적인 상용화에는 아직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업계는 지적했다.

삼성의 경우 1회충전에 가정용전원으로 8시간, 현대 깅 대우등은
6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승용3사는 환경부 건교부와 협력해 올해 말부터 설악산 제주도등지에서
전기차를 시범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는 지방자치체를 통해 전기차를 대량으로 구매, 시범
운행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 정종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