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는 그의 명저"인생론"에서 모든 인간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살아간다고 하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의 소망하는 바램이 이루어졌을 때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오늘날의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바램이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평범한 대중이 바라는 최대의 공통사항은 건강하게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생활을 하는 것이며 출세와 명예를 인생의
목표로 삼는 사람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최근 한국인의 의식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65%는 개인적인 최대 관심사가
건강이라고 하였다.

또 정치 경제 사회 문화중 어느 분야가 가장 중요하냐는 질문에 대하여는
58%의 응답자가 경제분야라고 답하였다.

그래서그런지 요즈음 어느모임에나 가면 건강과 경제에 관한 이야기가
주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서민대중들의 이러한 소박한 꿈은 저절로 쉽게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는 노력에 의하여 그 소망의 일부나마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가지 즉 건강과 경제 특히 국가경제는 여러 가지 면에서
비유와 유추가 가능하다고 생각되어 몇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오늘날 시장경제는 물가, 이자, 환율등 각종의 경제지표가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그 복잡하고 정치함은 인체의 신비에 비유되기도 한다.

그리고 경제정책 책임자는 인체를 다루는 의사의 역할과 같다고 한다.

최근 우리경제는 국제수지, 물가, 증시, 노사분규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위기가 아니고 연착륙의 과정이라고 하며 이에대한 대책으로
단기적인 대증요법보다는 금리, 임금안정, 물류비용절감 등 경쟁력 강화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것은 수긍이 가는 대책이라 하겠다.

대증적인 쇼크요법은 당장 효과는 있을지 모르나 좀더 장기적으로 볼때는
시장경제의 균형을 깨뜨리고 부작용을 수반하게 되며 그 부의 효과가 당장
얻는 정의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기회에 꼭 지켜져야 할 것은 정부의 발표대로 지속적인 추진이
꼭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약을 자주 바꾸면 병을 악화시키기 쉽듯이 정책을 자주 바꾸면 시행착오만
거듭하게 되며 정책추진을 이러저러한 이유로 중도에 포기하면 처음부터
아니 간만 못하기 대문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일관성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경제정책
책임자를 신뢰하고 따라야 할 것이다.

의사를 자주 바꾸면 병을 고칠 수 없듯이 경제정책 책임자를 자주 바꾸면
경제정책은 실천될 수 없다.

과거 6공시절 경제부처를 포함한 각부처의 장관들의 임기가 1년에 불과했던
것은 매우 뼈아픈 기억이다.

아무리 원대한 구상과 경륜이 있은들 그 구상을 실천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경륜을 펼 수 있겠는가.

건강을 원하는 사람은 평소에 절제있는 섭생을 통하여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오늘날과 같이 과다 영양섭취가 일반화된 시대에는 소위 마이너스
건강법에 따라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여 비만을 없이 하는 것이 성인병을
포함한 만병을 예방하는 첩경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오늘날과 같이 과소비가 일반화된 우리경제하에서는 국민들이
소비를 절약하고 기업은 감량경영을 하여 거품경제를 제거하므로써 시장
경제의 체질을 공고히 다져 나가는 것만이 경제안정을 가져오는 첩경인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공해도 최소화 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에 지난 50년간 우리경제를 이끄는 주류가 되었던 케인즈학파
영향하에 소비가 미덕인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며 이제는 절약이 미덕인
시대가 된 것이다.

더구나 경제는 경제자체가 목적일 수는 없고 결국은 진정한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경제내적 수요공급곡선
(IS-LM곡선)의 교차점에 의한 균형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환경, 에너지,
국민건강 등의 경제외적인 요소를 감안한 한단계 높은 차원에서의
일반균형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오늘날의 경제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근검과 절약이 왕도이며 절약에 기반을 두지 아니한 어떠한 묘방도 믿어서는
아니된다.

그러한 묘방은 설사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단기적이거나 1회용에 불과한
것이다.

톨스토이가 행복추구를 위해서는 악에 대한 무저항주의와 사랑의 정신으로
노동 채식 금주 금연 등 검소한 생활을 할 것을 주창한 것은 사치와 낭비와
과소비로 들떠서 본연의 모습을 망각하고 있는 우리들의 분주한 삶에 좋은
교훈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