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공원은 어떨까"

"그거 괜챦은데, 젊은 사람들 눈을 확 잡아당길수 있겠어"

영화감독들의 대화가 아니다.

광고 카피라이터들의 아이디어회의에서 나오는 얘기도 아니다.

대화의 주인공은 하이텔의 동호인모임인 "지구사랑" 멤버 김락현씨(25)와
김경록씨(27).

이들은 지금 지구에 대한 수많은 자료들을 어떻게 일반인들에게 알려줄까
하고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구사랑"팀은 92년 장병욱씨(33)를 중심으로 30명의 지질학전공
대학생들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

지질과 해양 환경문제 등 전공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자는게 이 모임의
당초 취지.

이들은 지질 해양 환경 대기 등 각분야별로 게시판을 세분화하고 학회나
세미나와 강의 책 등에서 얻은 관련정보들을 모아 게시판에 올렸다.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다.

그러나 호응이 좋을수록 문제점들도 많아졌다.

그중 가장 빈번히 지적되는 것은 오존층문제나 해양오염문제 등을 모두가
고민할 수 있도록 지구사랑을 일반화해야 한다는 것.

이런 고민의 결과로 지금은 지구사랑을 찾는 이용자들만해도 1,300명을
헤아린다.

이중 30~40명은 항상 지구사랑에서 대화한다.

하지만 지구사랑의 욕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동호인들과 직접 야외지질조사와 현장실습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여름에는 강원도 태백일대에서 삼엽충 등 화석에 대한 현지조사를
했다.

또 행성들간의 지질비교나 공룡발자국 가이 아이론 등에 대해 오프라인
세미나를 열어 회원들로부터 좋은 반응도 얻었다.

지구사랑은 상황이 허락한다면 해외 자연사박물관이나 공룡유적지, 환경
파괴현장도 함께 찾아볼 계획이다.

현지구사랑팀의 시삽(System Operator) 김경록씨는 "지구의 문제는 몇몇
사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지구사랑의 이상이 달성되도록 더 많이
참여해 달라"고 짧게 희망을 피력했다.

<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