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행정처 사법정책연구실은 7일 통일이후 사법제도의 통합을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8백여쪽에 달하는 "북한사법제도개관"이라는 책자를 발간,북한법및
사법제도 전반에 대한 조사.결과 자료를 내놓았다.

이 책자에 따르면 북한의 정규 재판소는 최고재판기관으로 평양에 중앙재판
소,12개 시.도에 도(직할시)재판소,시.군.구지역에 총 90~100개소의 인민재판
소가 있고, 형사재판만을 담당하는 특별재판소로 군사재판소와 철도재판소가
있으며 3급2심제로 운영되고 있다.

북한에서 민사재판은 거의 없고 형사재판과 이혼재판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행정재판,헌법재판,선거소송등은 인정되지 않지만 신소.청원제도로서 이를
대신하고 민사상 분쟁 당사자가 기관,기업소,단체일 경우 단심제로 국가중재
재판이 활용된다.

검찰소는 중앙검찰소,도(직할시)검찰소,시.군.구역 검찰소등 3급체계로
돼 있으며 수사,기소,공소유지뿐만 아니라 준법성감시기관으로 우리나라의
감사원과 같은 역할도 수행한다.

검사는 수사,예심에 관여하고 강제처분 승인,기소,재판관여 등의 업무 뿐만
아니라 "일반감시"라는 명목하에 모든 국가기관에 대한 행정경제,사회안전
,재판,국가기관의 결정및 적법성 등에 대한 감시권한을 행사하며 당사자를
대신해 민사.이혼.중재재판을 제기할 수도 있다.

변호사제도는 조선변호사회 산하에 조선변호사회중앙위원회,각
도별 변호사위원회가 설치돼 있으며 변호사는 개개인이 사건 수임이나
보수수령을 직접 할수 없고 각급 변호사위원회가 일괄적으로 사건을
수임하여 보수를 수령한 후변호사에게 월급형식의 보수를 지급하는데
수임료는 소송물 가액의 10~40% 정도로 높으나 그리 존경은 받지
못하고 있다.

또 변호사의 자격은 법률전문가,법부문에서 5년이상 일하던 자,해당부문의
전문가 자격을 가진 자로서 단기법률교육을 받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자로규정돼 있지만 원칙적으로 누구나 민사재판의 대리인,형사소송의
변호인이 될수 있으며 법무사,세무사등은 존재하지 않는다.

현 북한의 판사수는 91년 현재 약 3백명(우리나라 1천3백30명)정도이며
이중 여성이 10%를 차지,우리나라 여성판사(75명,5.6%)의 비율보다
높았고 검사는 1천명정도로 판사가 검사보다 많은 우리나라와는
달리검사가 훨씬 많았고 변호사는 약 5백명정도다.

북한의 대학중 법학부가 설치된 곳은 김일성종합대학,인민경제대학,사회안
전부 정치대학등 소수에 불과하며 김일성대학의 법학부는 5년제
과정으로 법학과,국가관리학과,국제법학과 3개학과가 있으며 대다수의
법률가(법조인)가 이 대학 출신이다.

<한은구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