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포커스] '일본경제 다시 서나' .. 실업률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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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경기는 과연 회복단계에 접어든 것인가.
95회계연도 4.4분기(96년1~3월) 실질GDP(국내총생산)증가율이 연율환산
기준 12.7%라는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낸 이후 일본에서는 경기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든 것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는만큼 초저금리
정책을 가능한한 빨리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경기는
아직도 바닥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실물경제상황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분기중 개인소비증가율이 2.4%에 달해 실질GDP상승세를 견인한데
이어 4월과 5월에도 백화점매상률은 1.1%및 1.0%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국내및 해외여행객도 10~20%씩 늘어나 소비심리가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되면 가장 먼저 영향이 나타난다는 택시는 빈차로
도심을 질주하기 일쑤고 긴자 아카사카등의 유흥음식점들도 손님이
되돌아오지 않아 찌푸린 얼굴을 펴지 못하고 있다.
광고업계에 근무하는 한 샐러리맨은 "기업들이 허리를 최대한 졸라매고
있어 정상적인 수준으로 일거리가 늘어나려면 앞으로도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물경제의 엇갈린 현상은 회복되기 시작한 경기가 아직 폭넓게
확산되지 못한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각종경제지표역시 명암이 크게 교차하고 있어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을 더욱 어렵게 하고있다.
우선 밝은 요인부터 살펴보자면 역시 12.7%에 달한 실질GDP성장률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같은기간 미국(2.3%)이나 독일(1.5%)은 물론 한국(7.9%) 대만(5.3%)
싱가포르(10.7%)등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국가들도 넘어서는 수준이다.
기업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 3월말결산 상장법인들의 경우 경상이익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20.4%나 증가했다.
기계수주증가율도 지난해의 8.5%에 이어 4월에는 17.9%로 증가폭이
확대됐고 민간설비투자도 지난해부터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화도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달러당80엔대까지 치솟았던 엔화가 110엔선까지 후퇴함에따라
자동차등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이익이 큰폭으로 늘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도쿄증시도 거래가 늘어나면서 닛케이평균주가가 2만2,000엔대에
올라서는 등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요인들만 본다면 일본경기가 당장이라도 활황세로 접어들
것같다.
그러나 발목을 붙잡는 요인들도 결코 적지않다.
우선 지난5월중 완전실업률은 3.5%를 나타내 사상최고수준을 기록했다.
95년평균치인 3.2%보다 0.3%포인트가 높은 것이며 4월의 3.4%에
비해서도 0.1%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실업자의 절대숫자도 240만명에 달해 한달만에 32만명이 늘어났다.
지난해 월평균 1,263건을 나타냈던 기업도산사례도 4월 1,193건,
5월 1,314건으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분기의 고성장이나 기업실적개선등에 대해서도 액면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질성장률중 3분의 2정도는 공공투자및 윤달효과에 따른 생산증대가
기여한 것이어서 자율회복기능이 강화됐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의 이익규모가 증가한 것도 경기회복을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동안의 축소경영에 힘입은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경상이익이 20%나 늘었음에도 매출액은 0.3%증가에 그친 것이라든지
실업률이 높아진 점등은 기업이 신규채용을 축소하고 명예퇴직제도등을
활용해 인건비를 줄인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들이다.
이처럼 상황이 엇갈림에따라 일본정부당국등도 "경기가 본격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는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마쓰시타 야스오(송하강웅)일본은행총재는 최근의 경기상황과 관련,
"자율회복을 도울수 있는 재료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정도의 견해를
보이는데 그쳤다.
좀더 지켜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신중한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올 회계연도 실질GDP성장률이 1.8%선에 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요연구소중 가장 높게 전망한 다이와연구소는 2.8%정도를 예상하고
있고 닛코리서치센터는 2.4%로 내다본다.
올해 각분기 실질GDP가 95회계연도 4.4분기수준만 유지해도 연간으로는
전년대비 2.9%성장을 나타낼 수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97년도 전망에 대해서는 모든 연구소가 올해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데 일치한다.
노무라연구소는 실질GDP가 0.7%, 다이와는 2.5%, 닛코는 1.5%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각각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원활한 회복세가 이어지기 힘든 요인으로 공공투자의 감소와
97년4월부터 소비세가 3%에서 5%로 인상되는 점등을 들고 있다.
소비세와 관련해서는 일본경제기획청도 97년부터 3년간 연평균 0.9%씩
실질GDP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가 예상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경우도 복병이 있다.
바로 금리인상가능성이다.
일본정부는 경기진작및 엔화강세저지등을 목적으로 비정상적일 정도의
초저금리정책(재할인율 0.5%)을 취해왔지만 경기회복이 가시화된다면 이를
수정치 않을 수없는 입장이다.
이는 곧 금융비용증대 엔화상승등을 초래해 기업에 부담을 가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같은 점들을 종합한다면 일본경제는 회복세를 타더라도 대단히 느린
속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어 고도성장기나 버블경제시대같은 활기를
되찾기에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도쿄 = 이봉구특파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
95회계연도 4.4분기(96년1~3월) 실질GDP(국내총생산)증가율이 연율환산
기준 12.7%라는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낸 이후 일본에서는 경기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든 것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는만큼 초저금리
정책을 가능한한 빨리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가 하면 경기는
아직도 바닥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실물경제상황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분기중 개인소비증가율이 2.4%에 달해 실질GDP상승세를 견인한데
이어 4월과 5월에도 백화점매상률은 1.1%및 1.0%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국내및 해외여행객도 10~20%씩 늘어나 소비심리가 호전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경기가 회복되면 가장 먼저 영향이 나타난다는 택시는 빈차로
도심을 질주하기 일쑤고 긴자 아카사카등의 유흥음식점들도 손님이
되돌아오지 않아 찌푸린 얼굴을 펴지 못하고 있다.
광고업계에 근무하는 한 샐러리맨은 "기업들이 허리를 최대한 졸라매고
있어 정상적인 수준으로 일거리가 늘어나려면 앞으로도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물경제의 엇갈린 현상은 회복되기 시작한 경기가 아직 폭넓게
확산되지 못한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그러나 각종경제지표역시 명암이 크게 교차하고 있어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을 더욱 어렵게 하고있다.
우선 밝은 요인부터 살펴보자면 역시 12.7%에 달한 실질GDP성장률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같은기간 미국(2.3%)이나 독일(1.5%)은 물론 한국(7.9%) 대만(5.3%)
싱가포르(10.7%)등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국가들도 넘어서는 수준이다.
기업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 3월말결산 상장법인들의 경우 경상이익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20.4%나 증가했다.
기계수주증가율도 지난해의 8.5%에 이어 4월에는 17.9%로 증가폭이
확대됐고 민간설비투자도 지난해부터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화도 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달러당80엔대까지 치솟았던 엔화가 110엔선까지 후퇴함에따라
자동차등 수출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이익이 큰폭으로 늘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다.
도쿄증시도 거래가 늘어나면서 닛케이평균주가가 2만2,000엔대에
올라서는 등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요인들만 본다면 일본경기가 당장이라도 활황세로 접어들
것같다.
그러나 발목을 붙잡는 요인들도 결코 적지않다.
우선 지난5월중 완전실업률은 3.5%를 나타내 사상최고수준을 기록했다.
95년평균치인 3.2%보다 0.3%포인트가 높은 것이며 4월의 3.4%에
비해서도 0.1%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실업자의 절대숫자도 240만명에 달해 한달만에 32만명이 늘어났다.
지난해 월평균 1,263건을 나타냈던 기업도산사례도 4월 1,193건,
5월 1,314건으로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분기의 고성장이나 기업실적개선등에 대해서도 액면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질성장률중 3분의 2정도는 공공투자및 윤달효과에 따른 생산증대가
기여한 것이어서 자율회복기능이 강화됐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의 이익규모가 증가한 것도 경기회복을 반영한 것이라기보다는
그동안의 축소경영에 힘입은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경상이익이 20%나 늘었음에도 매출액은 0.3%증가에 그친 것이라든지
실업률이 높아진 점등은 기업이 신규채용을 축소하고 명예퇴직제도등을
활용해 인건비를 줄인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들이다.
이처럼 상황이 엇갈림에따라 일본정부당국등도 "경기가 본격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는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다.
마쓰시타 야스오(송하강웅)일본은행총재는 최근의 경기상황과 관련,
"자율회복을 도울수 있는 재료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정도의 견해를
보이는데 그쳤다.
좀더 지켜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도 신중한 의견이 주류를 이룬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올 회계연도 실질GDP성장률이 1.8%선에 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요연구소중 가장 높게 전망한 다이와연구소는 2.8%정도를 예상하고
있고 닛코리서치센터는 2.4%로 내다본다.
올해 각분기 실질GDP가 95회계연도 4.4분기수준만 유지해도 연간으로는
전년대비 2.9%성장을 나타낼 수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97년도 전망에 대해서는 모든 연구소가 올해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데 일치한다.
노무라연구소는 실질GDP가 0.7%, 다이와는 2.5%, 닛코는 1.5%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각각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원활한 회복세가 이어지기 힘든 요인으로 공공투자의 감소와
97년4월부터 소비세가 3%에서 5%로 인상되는 점등을 들고 있다.
소비세와 관련해서는 일본경제기획청도 97년부터 3년간 연평균 0.9%씩
실질GDP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제가 예상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경우도 복병이 있다.
바로 금리인상가능성이다.
일본정부는 경기진작및 엔화강세저지등을 목적으로 비정상적일 정도의
초저금리정책(재할인율 0.5%)을 취해왔지만 경기회복이 가시화된다면 이를
수정치 않을 수없는 입장이다.
이는 곧 금융비용증대 엔화상승등을 초래해 기업에 부담을 가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같은 점들을 종합한다면 일본경제는 회복세를 타더라도 대단히 느린
속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어 고도성장기나 버블경제시대같은 활기를
되찾기에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도쿄 = 이봉구특파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