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권사가 해외증권 투자를 위해 해외 현지에 설립한 역외펀드(Off
Shore Fund)가 펀드자금을 국내에 들여와 주가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증권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11일 증권감독원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당국은 올들어 주가가 이상 급등한
제지 업종의 D주식 등을 대상으로 주가조작 여부를 조사한 결과 사채업자
S씨 등 개인과 일부 증권사가 담합해 주가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심증을 굳히고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당국은 D주식의 주가조작에 J증권사가 해외에 설립한 역외펀드(KPF)의
자금이 상당액 흘러들어와 매수작전에 동원된 것으로 판단하고 역외펀드
자금이 유입되면서 순수한 외국인 자금이 합류돼 주가조작에 가담되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국은 이외에도 올들어 주가가 이상 급등한 종목가운데 작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40여개 종목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있다.

증권거래소는 이와관련 최근 작전 흔적이 농후한 6개 종목에 대한 매매
심리결과를 증권감독원에 긴급 이첩했고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모두
35개 종목에 대한 심리 결과를 증감원에 이첩해둔 바 있어 현재 증감원이
조사하고 있는 종목은 모두 4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의 한관계자는 신설투신사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특정 종목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매집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고 증권사 상품에 연계된
투자신탁 주식 매매에 대해서는 상시 감시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감원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J증권사의 역외펀드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설립된 것으로 투자금액의 상당액을 현지에서 기채한 소위 레버리지
펀드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정규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