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인터넷 덕분에 벽지의 학생들도 도시학교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인터넷은 또 시내전화요금 정도로 국제팩스를 보낼 수 있도록 해 기업들의
비용절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기 마련.

인터넷이라는 정보화의 화려함 뒤에는 어두운 그늘도 존재하고 있다.

인터넷상에서도 현실세계에서 처럼 갖가지 범죄가 성행하고 있는 것.

인터넷에서 자행되는 범죄는 현실세계에 못지않게 다양하다.

해킹등 사이버공간 특유의 범죄는 물론 돈세탁사기같은 전통적인 범죄도
저질러지고 있다.

인터넷 해킹은 전형적인 사이버범죄.

지난 80년대 후반 5명의 독일 해커들이 인터넷을 이용, 미군사통신망에
있는 군사시설 정보를 입수, KGB에 넘기고 마약을 대가로 받아오다 검거된
"뻐꾸기의 알" 사건은 유명하다.

인터넷은 또 마약거래와 부정부패로 조성한 엄청난 규모의 "검은 돈"이
세탁되는 곳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돈세탁은 발신자의 전자우편 주소를 은닉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전자화폐
를 통한 대금결제로 이뤄지고 있는 것.

지난 93년 호주의 거래자료분석센터는 한 중국계 미국인이 1억5,700만달러
를 북경 호주 미국등 3개국의 은행계좌에 인터넷을 이용해 자금이체,
돈세탁한 사실을 적발했다.

인터넷 사기도 정부 당국의 골머리를 앓게하는 범죄행위.

미증권거래위원회(SEC)는 최근 인터넷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하라는 내용을 홈페이지(http://www.sec.gov/)에 실었다.

이는 SEC가 최근 코스타리카의 코코넛 농장 투자사기를 적발한데 따른 것.

이 사기의 피해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이 농장이 발행한 "정기예금증서(CD)
와 유사한 높은 이자율"의 증권을 매입했는데 사실은 투자금액을 전부
날릴수 있는 것으로 판명난 것.

인터넷에 가상상점이 등장하면서 물품판매를 가장한 사기행각도 가능해졌다.

인터넷을 통해 은행기관등의 정보시스템을 붕괴한다고 협박, 금품을 갈취
하는 "사이버테러"도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

이들은 정보시스템을 실제 일시 중단시키는 방법으로 위협하고 있다.

인터넷상의 음란정보 제공도 사이버 범죄의 하나.

지난해 초한 핀란드인은 동물이 소녀를 간음하는 내용을 인터넷에 게재,
사회문제를 일으켰다.

또 인터넷에서는 전자화폐를 이용한 도박이 횡행하고 있으나 각국마다
도박처벌규정이 달라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인터넷상의 전자거래중 소프트웨어판매등 현물거래를 수반하지 않는 경우
소득은폐가 쉬워 이뤄지는 조세포탈도 인터넷 범죄로 꼽힌다.

각국의 정부당국이 이제 "인터넷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 오광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