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기능과 PC 기능을 복합화한 "꿈의 수상기"가 TV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산업전반에 복합화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TV로 PC통신등이 가능한
PCTV나 PC에 동화상칩 등을 내장해 TV를 보거나 화상전화로 이용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 옴니PC가 등장하는등 TV 대체시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의 초보적인 단계는 대형 TV화면으로 컴퓨터를 만끽할
수 있는 TV인코더.

진성산업 등 중견업체에서 만드는 이 제품은 게임이나 교육용 타이틀을
오래 사용하다보면 느끼게 되는 눈의 피로를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이용하면 PC화면을 고스란히 TV로 옮겨 볼수 있게 된다.

TV인코더가 내장된 TV도 시판중이다.

아남전자는 최근 일본 마쓰시타의 브라운관을 채택한 와이드(16대
9방식)TV를 내놓았다.

이를 이용하면 32인치나 되는 대형화면으로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다.

아예 PC영상정보를 고선명으로 표시할 수 있는 PC.

모니터 겸용 TV 개발경쟁도 뜨겁다.

지금까지 TV용 브라운관은 PC용 모니터와 달리 내재된 화소의 밀도가
낮아 모니터만큼 선명하게 영상정보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컴퓨터그래픽, 산업용 디자인 등에 PC를 이용하는 전문가들이나
보다 해상도 높은 화상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PC용 모니터를 이용해야
했던 것.

일본에서는 이미 소니 히타치 NEC 도시바등의 업체들이 PC모니터 겸용
TV를 개발, 시판에 나섰으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3사간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이는 화소의 밀도가 기존 TV보다 훨씬 높아 해상도가 크게 향상된
제품.

국내업체들은 올 하반기중에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아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소니는 최근 화면비율이 16대 9인 HD(고선명)TV용 브라운관을 장착한
"파워와이드"라는 모니터겸용 TV를 개발, 시판하고 있다.

이 제품은 IBM 호환기종 PC와 매킨토시PC 화면을 모두 선명하게 표시할
수 있다.

PC와 연결해 인터넷과 CD롬등을 화질의 손상없이 선명하게 즐길수 있다.

도시바는 화면비율 4대3의 21인치 TV에 고밀도 주사선 방식을 채용, 각종
PC와 연결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TV를 개발, 판매중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등 국내업체들이 개발하고 있는 모니터겸용
TV는 지난 1일 시작된 디지털 위성방송 시험서비스가 제공하는 방송서비스를
시청할 수 있는 디지털방식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 형태는 위성방송이 와이드방식이므로 와이드TV형이 될 것이다.

또 이 모니터 겸용 TV의 화소는 크기가 0.4~0.5mm정도로 기존 브라운관의
0.6~0.8mm 보다 작고 기존 모니터의 0.2~0.3mm 보다 큰 중간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최근 PC수요가 정체를 보이고 있는데 대한 돌파구의 하나로
풀이된다.

대형 PC단말기 한대로 지상파나 케이블방송 시청은 물론 홈쇼핑
컴퓨터게임 PC통신 비디오시청 음악감상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꿈의 수상기"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자는 것.

남은 과제는 시장성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현재 개발중인 이런 수상기를 선호하겠는가
하는 문제가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

미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수년전까지만 해도
정보고속도로의 도구를 TV로 봤으나 인터넷 등장으로 PC가 미래를 주도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한다.

인텔의 앤디그로브사장 역시 PC가 TV의 기능을 상당부분 흡수.통합할
것이라고 공언한다.

하지만 오러클사 래리 앨리슨사장은 "PC의 기능이 소비자들의
필요이상으로 너무 복잡해져 필수 전자제품으로서의 대중적 지위를 잃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의 세계적 컴퓨터업계 조사기관 데이터퀘스트도 PC와 TV겸용
수상기가 2000년까지도 보편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문제도 만만치 않다.

현재까지 외국에서 개발된 제품들은 다소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0MHz 펜티엄급에 31인치 스크린을 채택한 네트TV사의 신제품가격은
300만원을 넘을 정도다.

결국 가전과 컴퓨터의 융합인 PCTV가 TV의 대체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인가는 향후 꾸준한 기술개발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갖출
수 있을까와 합리적인 가격을 소비자에게 제시할 수 있을까에 달려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