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오디오가 처음 소개된 때는 조선 말엽인 1857년, 영국인 레온
스코트에 의해서였다.

이어 1866년엔 충남 아산만에서 프러시아인 오베르트가 조선과의 통상을
요구하면서 현감을 비롯한 지방관리들을 자신의 배에 초청, 여흥을 베풀며
축음기를 틀어 소리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1900년대초 구한말때는 미국공사로 활약했던 미국인 선교사 호레이스
아렌이 정부대신들을 초청, 유성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에 오디오산업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은 것은 지금으로
부터 불과 36년전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59년 금성사(현LG전자)가 한국기업으로는 처음 전자공업에 뛰어들면서
지공관 라디오를 조립 생산한 것이 그 시초다.

이후 62년에 라디오를 처녀 수출했고 65년에는 2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고
해서 축제무드에 젖기도 했다.

이어 60년대후반 삼성그룹이 전자산업에 진출하면서 스테레오 음향기기를
생산, 국내 오디오업계에 본격적인 경쟁체제가 갖춰졌다.

70년대엔 천일사 성우전자 등 전문업체들이 "별표" "독수리표"등의 상표로
전축과 카세트 레코더 산업에 한단계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중 천일사를 태광그룹이 인수하면서 오디오산업에 뛰어들었고 동원전자
(인켈의 전신)가 태동했으며 아남전자 롯데전자등이 이때를 전후해 오디오
산업에 속속 진출했다.

전자산업 20주년을 맞은 79년엔 카세트 녹음기가 점차 수요를 늘리면서
라디오를 밀어내기 시작했고 가공 스테레오 전축이 전성기를 맞이한 것도
이때에 즈음해서였다.

80년대들어 대규모 집적회로가 전자기기에 본격 채용되면서 음향기기의
고도화가 시작됐고 80년대 중반엔 동원전자 금성사 롯데전자 등이
CD플레이어를 자체 개발하면서 국내 오디오시장에 첨단경쟁을 불붙였다.

90년대이후엔 LDP(레이저 디스크 플레이어) 비디오CD등으로 제품의 고급화
다양화 복합화란 새 물결이 본격 일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